최재형 선생 묘 복원…광복절에 부인 유해와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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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선생 묘 복원…광복절에 부인 유해와 합장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3.07.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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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업회 이사장 “최 선생 부인 서훈 없어 봉환 비용 모두 사업회 부담”

최재형기념사업회-서경덕, “최 선생 부인 유해 국내 봉환 모금운동 개시”
최재형 선생(우)와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 (사진 사단법인 독립운동가최재형선생기념사업회)

올해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부인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고, 선생 묘도 복원돼 부부가 서울현충원에 합장될 예정이다.

사단법인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이사장 문영숙)는, 70여 년 동안 키르기스공화국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방치됐던 최재형 선생의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1952년 사망) 선생 유해를 국내로 모셔와, 최재형 선생 163주년 탄신일인 이번 광복절에 맞춰 국가보훈부와 함께 국립서울현충원 독립운동가묘역 108번(원래 최재형의 묘터)에 합장하기로 했다고 7월 21일 밝혔다.

최 엘레나 여사는 러시아 연해주에서 살다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돼 여러 나라를 전전하다 키르기스공화국에서 1952년에 생을 마쳤다. 현재 키르기스스탄 비쉬케크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 이 사실은 몇 년 전에야 확인됐다.

앞서 국회는 “배우자 유골이 있으면 현충원에 매장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국립묘지 매장법을 개정했으며, 국회 결의까지 마쳐 국가보훈부(장관 박민식)가 개정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부부가 현충원에 합장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문제는 유해 봉환 비용이다. 정부의 유해봉환 비용 지원은 대상자가 국내 서훈이 있는 경우 가능한데, 엘레나 여사는 국내 서훈이 없어 기념사업회가 관련 비용을 모두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념사업회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손잡고 모금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기념사업회의 어려움을 접한 서경덕 교수는 기념사업회와 함께 최 지사 부인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문 이사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현재 중앙아시아가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묘지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이 있다”면서 “기념사업회는 유골봉환 후 묘터에 기념비를 세워 한인디아스포라의 증표로 삼으려고 하는데 열악한 재정으로 장학사업과 최재형 선양사업을 하고 있는 기념사업회는 유골봉환 제반 비용을 마련하기가 너무 버겁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최재형 지사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선생의 묘비. 1952년 타계한 선생은 키르기스공화국 비쉬케크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 이번 광복절 앞두고 유해봉환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 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

서 교수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전해 듣고 누리꾼과 함께 모금을 통해 최 여사 유해를 모셔 온다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모금 운동은 ‘십시일반 프로젝트’로 1인당, 1만원씩, 1만명의 동참을 목표로 한다. 최재형기념사업회 홈페이지를 참고해 기부금 영수증도 발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정을 알게 된 기업의 지원도 이어져, 티웨이항공(대표이사 정홍근)과 페이버스그룹(회장 민병도)은 유해를 모셔올 기념사업회 담당자 세 명의 항공 좌석과 유골을 모셔올 화물운송 서비스를 후원하기로 했다.

최재형 선생은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을 이끈 지도자로서 동양의 카네기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부를 이뤘지만, 그 많은 부와 명예를 모두 독립운동과 한인 동포들을 위해 쏟아붓고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를 직접 후원했다.

문 이사장은 “최재형 선생을 도와 평생을 내조하고 아들 둘과 사위들까지 목숨을 잃었는데 단지 서훈이 없어서 유골을 모셔오는 비용을 기념사업회에서 모두 부담해야 하는 것은 일류보훈을 내세우는 현시대에 맞지 않다”며 “국회에서 평생 남편을 내조한 순국선열들의 아내에게도 국가가 기본적인 예우를 하는 법안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모금 운동에 관한 사항은 최재형기념사업회 홈페이지(www.choijaihyung.or.kr)를 참조하거나 전화(02-541-9075)로 문의하면 된다.

모금 계좌번호 기업은행 057-086606-04-015

사단법인 독립운동가 최재형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