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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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 백두산
  • 이기항 이준아카데미 원장
  • 승인 2018.09.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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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韓滿) 국경에 높이 서서 겨레의 안녕을 지켜온 백두산(白頭山, 2774m)은
압록강, 두만강 그리고 만주벌을 적셔 흐르는 송화강(松花江)의 아버지 산이다.

흰 눈을 머리에 이고, 또 검푸른 천지(天地)를 안은 겨울의 백두산은,
마치 고향의 노모(老母)와도 같다. 백두산은 어머니 포근한 산이다.

아! 백두산...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으로, 또 어머니를 찾는 어린이의 안타까움으로...
우리는 백두산을 불러 본다. 아! 백두산... 백두산은 어디에 있나...

백두산도 우리를 부를 것이다.
조상의 고토(故土)를 떠난 남쪽으로 떠나 버린 수많은 백성들은 오늘도 평안한가?
그리고 조국을 떠나 세계로 흩어진 또 다른 백두산의 백성들은 그곳에서 어떻게 살고 있나?
잠 못 이루는 어버이의 심정으로 백두산은 오늘도 울부짖고 있을 것이다.

백두산의 기-ㄴ 메아리가 들리는 듯하다.
백두산의 아들과 딸들이 사는 곳이라면,
이 세상 어디에나 백두산은 그 곳을 향하여 소리치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백두산의 마음은 간절하다.
돌아오라! 더 늦기 전에! 나의 품안으로...
영겁의 세월을 나(山)와 너의 조상(祖上)들은 같이 살았거늘...
너희들은 왜 떠났는가?!

백발(白髮)이 되어 버린 백두산은,
오늘도 눈물 뿌리고, 또 한숨짓고 있을 것이다.
강물처럼 흘러간 타향(他鄕)의 자식(子息)들이 그리워서...

아 ! 백두산...
그 봉우리 다 닳기 전에... 그 천지의 물 다 마르기 전에...
우리 모두 돌아가서 백두산의 품에 안겨, 울고 또 웃으면서,
반백년 넘게 떠남의 서러움 달래고, 또 가난에 부르튼 손들을 쓰다듬어 주세...
아 ! 백두산, 백두산으로 돌아가자...

 
* 기고자 이기항 이준아카데미 원장

이기항 원장은 지난 1995년 8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이준열사기념관’을 세운 뒤 4 반세기 가까이 부인 송창주 여사와 함께 이준열사기념관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