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의 중심 베이징서 한국문화 정수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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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의 중심 베이징서 한국문화 정수 꽃피우다
  • 이나연 재외기자
  • 승인 2014.08.2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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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5일까지,해외문화원 패키지프로그램 순회, '텅 빈 충만'전

▲ 전시회 전경
주중한국문화원(원장 김진곤)과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정재왈)는 21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베이징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미적인 가치를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텅 빈 충만- 한국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2014해외문화원 패키지프로그램 순회’사업의 일환으로 국내의 우수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발굴해 알리는 해외 한국문화원 중심의 공연과 전시회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아시아 지역 첫 순회지였던 지난 상하이 전시(6월 27일~7월 18일/ 주상하이한국문화원, SPSI 미술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중국 문화의 본고장인 베이징에서 다시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 <텅 빈 충만 - 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에는  한국문화의 한 축을 맡고있는 달 항아리와 단색회화를 선보임으로써  물질의 비워냄을 통해 충만한 정신세계를 담고 있는 한국 현대미술의 미적 특징과 조선시대 선비정신을 잇는 환원주의적 태도를 소개한다. 1960년대 서구미술의 보편적 사조인 미니멀리즘과 그 궤를 같이하지만, 한국미술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고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는 외형적으로 서양의 미니멀한 회화나 조각과 유사하지만, 내용면에서 비우면 작아지고, 작아지면 덜 채우고, 덜 채우기에 가벼워지고, 가벼워지면 충만해진다는 동양철학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즉, 동시대 서구미술의 경향과 외형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이념 또는 미학적으로 분명한 선을 긋는 것이다.

예컨대, 달 항아리는 둥글게 차오르고 단단한 형태와 달리 그 안은 텅 비었다. 그러나 내용물이 없는 이 공간은 보는 이에게 오히려 충만함으로 전달된다. 한국의 단색회화 또한 구상적인 내용을 배제하고, 빛과 색의 성정을 화폭에 가득 담아 모자람 없는 한국인의 자연관과 미의식을 보여준다.
▲ 전시회를 소개하는 정준모 큐레이터
특히 단색회화는 1960~70년대 한국회화의 중심에 있으며, 크게 1. 평면에 그리는 행위의 결과물인 일루전을 지지체와 일체화시키는 경향과 2. 표면 자체의 물성을 극대화시키거나 반복되는 패턴을 통해 표면을 더욱 표면이게 하는 경향, 3. 안료를 지속적으로 지우는 행위를 통해 평면에 대한 회복과 질료의 비(非)물질화를 시도하는 경향, 4. 평면을 찢어 내든가 뚫어 입체적인 소통을 시도하거나 한지에 관심을 가지고 스며드는 수묵화의 침윤의 방법을 원용하거나 5. 그리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평면에 대한 자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한편 그린다는 자체의 표현성을 지워가는 경향으로 구분할 수 있다.

<텅 빈 충만- 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은 이러한 단색회화의 특징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완성한 고 권영우, 고 윤형근, 고 정창섭과 정상화, 하종현, 최명영, 김택상, 문범, 민병헌, 박기원, 장승택 등 11인의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권대섭, 김익영, 문평, 이강효, 이기조 5인의 달 항아리 작품도 함께 전시하여, 한국 고유의 자연관과 물질관에 바탕을 둔 현대미술을 해외무대에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베이징 현지인과 교민들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되며, 자세한 정보는 주중한국문화원(china.korean-culture.org)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