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빈민촌에 전달된 한인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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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빈민촌에 전달된 한인들의 사랑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3.04.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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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주민들에게 삶의 소중한 활력소 될 것 "

아르헨티나 전역에 수재민 돕기가 한창인 가운데 재아한인회는 지난 20일 오전 산 마르띤 지역에 위치한 빈민촌 ‘비르헨 데 까아꾸뻬 델 부엔 아이레(Virgen de Caacupe del Buen Ayre)’에 한인들의 사랑의 손길을 전달했다.

동포들의 정성어린 모금으로 구입한 의류 70박스, 담요 100장, 분유 25박스, 청소·소독제 40박스, 면류 80박스, 플라스틱 대아, 걸레 등 대형 짐차 2대 분량의 구호품은 이날 정오를 즈음해 목적지에 도착했다.

노윤호 한인회장에 따르면 당초 구호품은 피해 상황이 심각한 라 쁠라따 수재민을 도울 목적으로 모았지만, 전달 기관인 렛 솔리다리아(Red Solidaria)를 통해 알아 본 결과, 라 쁠라따 지역은 각처에서 들어 온 구호품이 이미 포화 상태로 저장할 곳도 없고 전달도 힘들다는 연락을 받고 빈민구호 기관인 까리따스(Caritas)를 통해 최종적으로 ‘비르헨 데 까꾸뻬 델 부엔 아이레’가 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 지역은 습지였으나 쓰레기처리장으로 사용되면서부터 쌓인 쓰레기로 인해 토지가 형성됐고, 800여 가구가 열약한 환경 속에서 집을 짓고 빈민촌을 형성하고 있는데 대부분 파라과이인들이다.

프란시까노 수도회 소속인 알베르또 베네가스 신부가 5년전부터 사역하고 있는 빈민촌은 주민 대부분이 건축 공사장의 막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현재 빈민촌 내에 소성당을 건축 중이다. 이날 빈민촌 주민들은 구호품을 실은 차 2대가 소성당 앞에 정차하자 반갑게 한인회 관계자들을 맞아들였고, 남녀노소 모두가 화물 하차를 도왔다.

구호품을 전달하며 노윤호 회장은 “어려운 일을 당해서 우리 모두가 가슴 아프다”며, “한인사회의 정성을 모은 물품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생활의 즐거움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주민을 대표해 구호품 관리를 총괄하는 빅또르 솔리스 씨는 “한인사회의 따뜻한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3년 전부터 베네가스 신부를 보조하며 주민들을 돕고 있고, 이 구호품이 주민들에게는 소중한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베네가스 신부는 “최근에는 구호품까지 약탈하는 사례가 많아 산 로께 지역에 구호품이 전달될 때는 3대의 경찰 순찰차까지 동원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여기 주민들은 온화해서 지금까지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 왔다”며, “구호품 분배에 있어서 평등한 걸 원하기 때문에 잘 정돈이 된 후 수요일부터 분배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호품을 전달하고 돌아오면서 노 회장은 “수재민 돕기가 라 쁠라따에만 집중된 것 같고, 이곳에 와보니 라쁠라따보다 더 많은 도움을 주어야 될 곳이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에는 아직 많다는 생각을 했다”며,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한인들의 정성을 전달하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 회장은 2차 모금으로 금액으로 라 쁠라따의 병원을 위해 담요, 침구 등을 구입하고, 라 마르께 지역 등 정말로 필요한 지역을 선정해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계정훈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