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미주총연, 28대 총회장에 박균희·남문기 회장 각각 선출·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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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미주총연, 28대 총회장에 박균희·남문기 회장 각각 선출·추대
  • 이형모 발행인
  • 승인 2019.05.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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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박균희 27대 총회장 연임…같은 날 비대위는 남문기 씨를 28대 총회장으로 추대
▲ 두 쪽으로 나뉜 미주총연이 각각 28대 총회장으로 선출, 추대된 두 사람. 박균희 씨(왼쪽) 남문기 씨

반복되는 미주총연의 분열

지난 5월 18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가 또 다시 두 단체로 분열됐다. 2011년 24대 회장 선거 이후 회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과 지루한 법정 공방으로 미국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미주총연은 28대 총회장 선거마저 두 쪽으로 나눠 치루며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

미주총연 28대 총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진철)는 지난 3월 29일 후보 등록을 마친 남문기 후보의 입후보 서류가 정관 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후보 등록 박탈 결정을 내렸다. 미주총연은 총회장선거 후보에 등록하려면 정회원 60명의 공증된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남문기 후보 추천자 중 일부가 추천자격을 가진 정회원이 아니므로 무효라는 것이다. 이로써 박균희 27대 총회장이 미주총연 28대 총회장선거에 단독 입후보하게 됐다.

이에 “28대 총회장 선관위가 정회원 명단조차 발표하지 않고 불법으로 남문기 후보 자격을 박탈시켰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결성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최광희)’는 5월 18일 로스앤젤레스 가든스위트호텔에서 상임이사회와 비상대책회의, 임시총회와 정기총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남문기 씨를 제28대 미주총연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 “미주총연 28대 총회장 선관위가 불법으로 남문기 후보 자격을 박탈시켰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결성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최광희)’는 5월 18일 로스앤젤레스 가든스위트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남문기 후보를 28대 총회장으로 추대했다. 해당 총회 참석자 단체사진 (사진 제28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준비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제28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준비위원회(위원장 서정일)’ 명의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총회 절차를 통해 선출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조도식)는 5월 18일 남문기 후보의 당선을 추대 형식으로 최종 결정했으며, 건강상의 이유로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남문기 후보는 당선 수락 의사를 영상으로 보내왔다”고 밝혔다.

▲ 미주총연 28대 총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진철)는 5월 18일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열린 이사회와 정기총회에서 제28대 총회장으로 단독 입후보한 박균희 후보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해당 정기총회 모습 (사진 디트로이트한인회)

한편, 미주총연 28대 총회장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진철)는 5월 18일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열린 이사회와 정기총회에서 제28대 총회장으로 단독 입후보한 박균희 후보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미주총연 분열의 역사

미주총연의 분열은 여러 해 동안 반복됐다. 그 출발은 2011년 5월 28일 시카고에서 열린 남문기 제23대 미주총연회장의 후임 선출 총회에서 시작됐다. 김재권 후보가 516표, 유진철 후보가 411표를 얻어 105표 차이로 김재권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됐는데, 유진철 후보가 부재자 투표 부정을 문제 제기했고, 김재권 당선자는 낙선한 유진철 후보에게 위로금 조로 5만불 이상의 수표를 건넸다. 이후 유진철 후보는 김재권 당선자를 금품 제공으로 법원에 고발했다.

미주총연은 6월 30일 시카고 쉐라톤호텔에서 103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어 김재권 회장의 당선무효를 선언하고 차점자 유진철 후보를 신임회장으로 인준했다. 단독후보라도 회장 선출은 대의원 150명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미주총연 정관은 무시됐다. 유진철 회장은 7월 1일 같은 호텔에서 전격적으로 취임식을 했고, 김재권 회장은 7월 16일 LA 윌셔호텔에서 158명 전현직회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취임식을 진행했다. 2개의 총연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 법원의 판결로 김재권 회장의 직무수행이 어려워져, 유진철 회장이 제24대 총연회장 직무를 수행했다.   

2013년 5월 애틀란타 총연 총회에서 이정순 회장이 단독 출마해 제25대 총연회장이 됐다. 2015년에 제26대 회장으로 이정순 회장이 다시 단독 출마해 총회에서 선출되자, 그의 연임을 반대하며 김재권 회장이 별도의 총회를 열어 미주총연의 회장이 되고 또 다시 2개의 총연이 됐다.

김재권 회장이 이정순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 2017년 초에 승소함으로써 뒤늦게 26대 회장이 됐다. 2017년 5월 13일 미주총연 총회에서 김재권 회장이 제27대 회장으로 다시 선출되자, 총연 이사장으로 함께 일해 온 박균희 이사장이 별도의 총회를 열어 회장으로 취임함으로 다시 2개의 총연으로 분열됐다.

이후 2017년 9월 김재권 회장이 대외 활동을, 박균희 회장이 내부 업무를 관장하는 공동회장 체제로 통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으나, 총회장직을 놓고 박균희 회장과 소송을 했던 김재권 회장이 2018년 7월 사임하면서 박균희 회장 단독 체제가 됐다. 그리고 2019년 5월 미주총연은 박균희, 남문기 회장이 2개의 다른 총회에서 각각 선출, 추대돼 다시 2개의 총연으로 쪼개진 것이다. 

미주총연 분열의 악순환을 바라보며 오래 전에 미주총연회장을 역임한 한 사람이 개탄했다. "그들은 미주총연의 정관도 무시하고 지키지 않는다."

미국 현직 한인회장들이 새로운 미주총연을 구성해야 한다

미국 30개 지역 현직 한인회장들은 2019년 2월 2일과 3일 댈러스에서 ‘제3차 미주 현직 한인회장단 회의’를 열고 미주총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 8개 광역한인회연합회는 지난 4월 22과 23일 라스베가스에서 모임을 갖고 미주총연 박균희 회장 단독후보 철회와 공명정대한 선거를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러해 동안 분열이 반복되고 있는 미주총연을 우려하는 국내외 각계 여론은 향후 미국 전역 현직 한인회장들이 모여 미주총연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분열의 악순환을 끝내는 최선의 해법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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