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레소토서 ‘한국대사 배 태권도대회’
상태바
남아프리카 레소토서 ‘한국대사 배 태권도대회’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09.30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프리카 태권도 대회를 휩쓸던 열정, 어려운 여건에서 중흥을 꿈꾼다
▲ 레소토서 열린 제4회 ‘한국 대사 배 태권도 대회’ (사진 주 남아공 대사관)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에 섬처럼 자리 잡은 산악국가 '레소토'에서 9월 23일과 24일 양일 간 제4회 ‘한국대사 배 태권도대회’가 열렸다. 

레소토는 주남아공 한국대사관(대사 최연호)에서 겸임하고 있는 나라다. 이날 태권도 대회에는 레소토뿐만 아니라 보츠와나, 스와질랜드 등 남부아프리카 국가들에서 1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레소토는 전 국토가 해발 1,000m 이상이고 3,000m가 넘는 산도 많다. 우리나라 경상남북도를 합한 것과 비슷한 약 3만㎢의 면적에 인구는 206만 명 정도의 작은 나라지만 태권도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우리의 아시안 게임처럼 4년에 한번 열리는 '올 아프리칸 게임'에서 한 때(1999년) 태권도에서만 금 6, 은 1을 따내 레소토가 그 대회에서 따낸 메달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기도 했을 정도다. 

▲ 남자부 단체전 –58kg급 우승을 차지한 레소토 A팀과 주니어 부문 종합 우승을 거둔 레소토 팀

우리나라에서 파견한 사범이 퇴직하면서 쇠퇴기를 겪기도 했으나 20년 전의 영광을 기억하는 레소토 태권도협회와 주남아공대사관이 손을 잡고 2013년 첫 한국대사 배 태권도 대회를 열었다. 

특히, 몰라포 레소토 태권도 협회장의 태권도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몰라포 협회장은 올해 리우 올림픽에서 국제심판으로 참가하며 태권도 심판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이대훈 선수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심판이 바로 그였다. 또 2104년 12월부터는 국기원(원장 오원득)에서 이덕휘 사범을 레소토에 파견하면서 레소토 태권도 중흥에 힘을 보탰다. 

지난 4년 간 레소토 태권도 대회는 팀 경연 방식으로 인근 국가의 태권도 대회와 차별화하면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태권도 보급 환경에 어려움도 많았다. 지난해 150명까지 늘어났던 대회 참가자가 올해는 1/3이 줄었다. 레소토 체육위원회의 지원이 거의 없어진 탓이다. 몰라포 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예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우리는 결국 대회를 지켜냈다”며 감격해 했다. 이어 “한국 대사관의 지원마저 없었다면 대회가 불가능했다”며 한국대사관 측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메인 경기였던 남자부 단체전 –58kg급에서는 레소토 A팀에게, -68kg급에서는 대회 참가를 위해 밤을 새워 달려온 스와질랜드 팀에 금메달이 돌아갔다. 또 개인전으로 치러진 주니어부 경기에서는 레소토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레소토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는 이덕휘 사범(5단, 국기원 해외파견 사범)은 “2년여 동안 매일 아이들을 지도했고 아이들이 열심히 따라줬다. 하루하루 발전해 나가는 것을 선수들도 느끼면서 이제 그들이 진심으로 나를 믿고 있구나 하는 것이 보인다.”며, “이번 올림픽 태권도에서는 레소토에서 심판이 참가했지만 다음 올림픽에서는 우리 선수가 참가해 메달도 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이 사범 부임 이후 리우 올림픽 아프리카 예선전에서도 9년 만에 레소토에 동메달을 선사하는 등 눈에 띄는 발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남부아프리카에 파견된 이효주 사범(보츠와나), 조정현 사범(남아공)도 참가해 남부아프리카 태권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