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베들레헴에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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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베들레헴에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 건립
  • 유소영 기자
  • 승인 2019.01.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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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분쟁으로 약물중독 문제 심각…장기적·전문적 의료서비스로 재활 돕기 위해 마련

▲ 1월 17일, 코이카는 베들레헴에 팔레스타인 국립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를 열었다. 개원식에 참석한 내외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코이카)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 코이카(KOICA, 이사장 이미경)가 약물중독으로 고통 받는 팔레스타인 주민 재활과 안정적인 사회 편입을 돕기 위한 의료시설의 문을 열었다. 코이카 팔레스타인 사무소는 1월 17일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시에서 ‘팔레스타인 국립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의 개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가톨릭과 기독교의 성지인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극심했던 곳 중 하나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에 점령됐으나 1995년 2월에 팔레스타인으로 반환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으로 지역 주민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이런 정치적 상황은 팔레스타인 주민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게 했고 이것이 약물중독으로 발전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또한 안정적인 삶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가정불화, 경제적 문제, 실업, 약물에 대한 잘못된 상식 등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약물 중독을 심화시켰다.

▲ 개원식에 참석한 내외빈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 코이카)

2017년 KOICA가 팔레스타인 서안·가자지구 내 15세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약물중독 현황 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약물오남용 고위험군 환자, 즉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가 2만 6,500여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민 보건을 책임져야 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만성 재정 부족으로 치료시설과 시스템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하루 평균 한두 명의 약물중독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지만 응급처치 외에 치료가 불가능하다.

▲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서 개원식이 진행중인 모습. (사진 코이카)

코이카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이런 상황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18년 12월까지 500만 달러를 투입해 베들레헴에 국립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를 건립과 각종 의료장비를 구입했다. 1층에는 외래진료실과 약국, 병원 운영을 책임지는 행정 시설이, 2층에는 20병상이 들어간 병동이 들어선다. 3층에도 30병상으로 구성된 병동이 마련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재활치료센터를 코이카로부터 인수받으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로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를 찾는 환자를 위해 모든 치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약물중독 재발 방지를 위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코이카와 팔레스타인 내 약물중독 재활치료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강사양성 연수를 실시하고 약물중독 재활치료 시설 확산 계획을 수립한다. 아울러 의료소모품(시약 및 치료약제) 추가 지원과 수가 증축 등을 통한 추가 병동 또는 센터 증축도 계획 중이다.

▲ 팔레스타인 국립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의 모습. (사진 코이카)
▲ 팔레스타인 국립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의 모습. (사진 코이카)

코이카는 이번 약물중독 재활치료센터 건립으로 적어도 연간 150명의 입원환자와 450명의 외래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약물중독환자에 대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치료가 필요한 팔레스타인 주민이라면 누구나 병원을 찾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와드 아와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 장관은 “오랜 기간 분쟁과 갈등으로 약물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회 약자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 한국의 사랑과 정성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재활치료센터는 팔레스타인과 한국의 깊은 우정을 다시 확인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조정신 코이카 팔레스타인 사무소장은 “코이카는 센터 건물과 기자재 지원만이 아닌 팔레스타인 주민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치정부와 협의할 것”이라며 “이번 재활치료센터를 통해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편입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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