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다시 한 번 베트남을 발칵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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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 다시 한 번 베트남을 발칵 뒤집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8.12.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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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 스즈키컵 준결승서 필리핀 제압하고 결승 진출…말레이시아와 마지막 승부

▲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은 12월 6일 하노이서 열린 필리핀과의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에서도 1차전과 같은 점수인 2대1로 승리하면서 두 경기 합계 4대2로 결승에 진출했다. (사진 아시아축구연맹 인스타그램)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준결승에서 필리핀을 제압하고 10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은 12월 6일 베트남 하노이 헝 다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 2차전에서도 2일 1차전과 같은 스코어인 2대1로 승리하며 1,2차전 합산 4대2로 결승 행 티켓을 따냈다. 베트남의 결승 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수도 하노이와 호치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들은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전반을 0대0으로 마친 베트남은 후반에도 1차전 승리를 염두에 둔 듯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치다가 후반 37분 마침내 기다리던 첫 골을 터뜨렸고 3분 후 추가골 득점에도 성공했다. 상대 필리핀이 추가시간에 만회골을 떠뜨리기는 했지만 결과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지역 예선 캄보디아 전 당시 베트남 원정응원단 모습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이날 베트남 전국에 생중계된 TV 중계 화면에는 베트남이 골을 넣자,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 사람들과 악수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여러 번 노출됐다.

경기장 입장료를 구하지 못한 베트남 국민들은 TV나 스크린이 설치된 카페, 주점, 식당 등에는 몰려, 단체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민국의 모습 그대로였다고 현지 교민들은 전했다.

승리에 도취된 베트남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부부젤라를 부는 등 기쁨을 만끽했다.

‘박항세오’ (박항서 감독을 부르는 베트남식 발음)을 연호하거나 박 감독의 사진을 들고 환호는 모습도 경기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고 현지 우리교민들은 전했다.

이날 결승골이 된 추가골은 선취골 이후 이어진 선수 교체를 통해 이루어졌다. 박항서 감독의 지략과 용병술이 어느 순간보다 돋보인 명장면으로 현지 축구전문가들은 꼽았다.

호치민 교민 이지수씨(32)는 “박항서 감독이 100명의 외교관보다 더 대한민국을 높이고 국위를 선양을 한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스즈키컵은 국내축구팬들로부터도 그 어느 해보다 큰 관심을 끈 가운데, 국내 SBS스포츠 채널을 통해 조별리그부터 베트남의 전 경기가 생중계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일 SBS 스포츠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베트남과 필리핀의 준결승 1차전 경기는 1.48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프로야구리그 평균 시청률이 1.157%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대박 사건'이 아닐 수 없다.
 
▲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지역 예선 캄보디아 전 당시 베트남 원정응원단 모습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박항서호는 강력한 우승후보 태국을 꺾고 결승전에 선착한 말레이시아와 오는 11일과 15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최종 승자를 가린다.

태국에 비해 말레이시아는 우승제물로 삼기에 비교적 쉬운 상대로 평가된다. 베트남은 A조 리그 경기에서 이미 말레이시아를 만나 2대0으로 완승을 거둔 바 있다.

결승 2차전이 마침 베트남 홈 경기장에서 펼쳐지기에 만약 베트남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베트남국민들이 하나가 된 가운데, 베트남 축구역사상 최고의 우승 세리머니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항서 감독의 부임 이후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금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진출하는 등 베트남 축구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고 박항서 감독은 거스 히딩크 감독을 도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조연’이라는 딱지를 떼고 일약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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