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란 대통령, 보수와 개혁 세력의 협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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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란 대통령, 보수와 개혁 세력의 협공받아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 승인 2018.08.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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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미국의 핵합의 철회

이란은 아랍족이 아니다. 이란은 시아 무슬림들 중 12 이맘파에 속한다. 이란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인데, 그는 2013년 8월 대통령에 당선되어 서구와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결국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경제 제재를 종식시키는데 힘써서 2015년 7월 핵 합의문에 서명했다.

2015년 시리아 정권은 이란으로부터 경제와 군사 지원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이란 정부가 역내 갈등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7년 5월 이란 청년들과 개혁 세력의 지원으로 로하니가 대통령에 재선되고, 12월에는 물가 상승과 실업 그리고 정치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국민들의 항의 시위가 있었다.

2018년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철회하고 새로운 경제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8월에는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미국의 경제제재가 임박했다는 이유로 이란 국민의 항의 시위가 계속되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이란 방문

2018년 8월 8일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이란 대통령 하산 로하니를 테헤란에서 만났는데, 로하니는 북한 외무상에게 미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을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비핵화 문제가 걸려 있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에 대한 이란 대통령의 의견을 듣고 대미 협상에 활용하고 싶었을 것이다. 로하니는 북한 외무상에게 “두 나라는 항상 서로 근접한 관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상은 “이란과 관계를 강화하고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노선에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8월 9일자 알샤르끄 알아우사뜨 10면에는 “시리아 무기 중개상이 북한과 예멘의 후스 그리고 리비아와 수단 측과 거래를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책임자와 아랍의 책임자간의 서류 교환이 있었는데 시리아의 무기 중개상 후세인 알알리의 역할로 예멘의 후스 집단의 자카리야 야흐야와 북한의 책임자가 다마스쿠스에서 만났다. 북한을 위해 일하는 후세인 알알리는 리비아, 수단, 예멘에 무기를 파는 일을 담당했다. 리비아와 북한과의 만남은 비밀로 붙여졌으나, 최근 북한과 리비아의 여러 세력과 군사적 협력이 시도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금년 6월에는 시리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했고, 순니 국가들에 둘러싸인 시리아는 친이란 정책을 펴고 있다.

이란과 시리아 동맹 관계

시리아의 순니 무슬림과 알라위 무슬림들 간의 차이가 2011년 이후 위험스러울 만큼 날카로워졌다. 밧샤르 알아사드(영어명은 bashar al-assad) 시리아 현 대통령이 알라위 파이지만, 순니와 알라위 간의 긴장 원인은 종교적이라기보다 정치적이었다.

알라위 파는 시리아, 레바논, 터키에 사는 소수파 무슬림들이다. 알라위파(alawites)는 터키의 알레비(Alevis)와 다르다. 알라위의 본고장은 시리아의 지중해 쪽 해안의 산간지역인데 라타키아의 해안 도시 근처에 있었다. 그 도시에는 순니, 알라위, 기독교가 살았으나 알라위는 주로 홈스와 다마스쿠스에 산다. 9~10세기 주류 이슬람 사회와 고립되면서 그들만의 교리적 차이가 생겨난 것이다. 알라위는 시아 무슬림처럼 움마의 계승은 혈족에 근거해야 한다고 했다. 시아파에서 무함마드의 유일한 계승자는 알리 븐 아비 딸립이다. 그런데 알라위는 무함마드의 사위 알리에게 신의 속성을 부여했다. 그런데 순니와 시아 무슬림과 다르게 알라위는 음주 허용, 크리스마스와 조로아스터교의 새해를 축하한다.

초승달 지역 시아벨트와 순니 이슬람 국가들의 대립

알라위 파는 이란을 자주 종교적인 형제라고 했다. 그러나 알라위는 이란의 시아파와 종교적 근친성이나 역사적 연계성은 없었다. 1974년 알라위 파는 레바논의 12이맘파 시아였던 무싸 싸드르에 의하여 공식적으로 시아 무슬림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란의 서쪽 접경 국가 이라크는 시아파 무슬림이 총리이다. 이라크의 서쪽 접경국가 시리아는 이란의 형제 국가이고, 시리아 서남쪽에 있는 레바논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히즈볼라가 있다. 이로써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 이제 시아 벨트를 형성하고 있고, 시아 세력의 결집에 대항하여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순니 이슬람 국가들이 이란의 세력 확장을 막고 있다.

그렇다면 이란이 시아 파의 아랍인들과 세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중동 질서의 재편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인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시리아와 이란은 전략적 동맹을 유지했다. 이란 이라크 전쟁 중 시리아는 이란을 지원했다. 이란은 시리아가 이스라엘과 충돌할 경우, 가장 강력한 지원자였다. 국제 질서가 복잡해지고 국내외적으로 위협을 인식하면서 시리아와 이란은 ‘동맹(alliance)’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 간 관계를 강화하는 정책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시리아는 경제적인 필요보다 안보 이슈 때문에 이란과 협력을 계속해야 했다. 그래서 시리아는 줄곧 이란과의 관계 그리고 이란과 연계된 히즈불라와 관계를 지속해왔다.

미국 경제제재 이후 이란 경제 악화

이란 대통령 하산 로하니는 미국의 경제 제재를 이란인들 사이에 분리의 씨를 뿌리는 ‘심리전’이라고 했다. 미국의 제재와 함께 석유 수출이 금지되면서 이란 경제의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란 리얄에 대한 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8월 8일 97,000 리얄이었는데 9일에는 106,000 리얄이었다. 8월 7일 이란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경제 제재가 발표되기 일주일전 이란에는 일부 식료품이 50%가 올랐었다. 테헤란 서부에서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오른 물가로 시위를 벌였다.

국제 무역의 전문가인 파와즈 알일미는 “이란이 가장 나쁜 시나리오로 진입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제재가 시행되기 며칠 전부터 105개 외국회사들이 이란에서 철수했고(알샤르끄 알아우사뜨, 8월 10일, 10면) 그 때 이란 리얄이 12% 가치하락했다. 이번 제재는 이란 정부의 미국 은행권 구매, 금과 귀금속에 대한 이란의 무역, 흑연 알루미늄 철강 석탄 소프트웨어, 이란의 리얄 화폐로 거래, 이란의 자동차 부문 등이다. 이란에 대한 심각한 타격은 금년 11월 5일 이란 원유 산업에 대한 제재가 시행될 때라고 하는데, 그때는 이란의 에너지와 해상 운송, 원유 무역과 거래가 제재 대상이다.

로하니는 2013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2015년 미국을 포함한 6개국 협상 그룹과의 핵합의가 있었고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되었다. 이란은 2018년 1월 산발적인 항의 시위들이 있었는데 작년 9월 이후로 달러가 3배로 오르고 금융기관과 은행들이 망하고 생활형편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보수와 개혁세력 양쪽에서 공격받는 로하니

로하니는 핵 합의가 된 후 3년 만에 합의문의 결실을 얻기도 전에 이제는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란 국민들이 로하니 정부를 불신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이란 종교인들이 입는 전통적인 복장을 한 이란 대통령은 자신이 맷돌의 틈 사이에 끼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맷돌의 우측에는 핵합의를 반대했던 보수적인 종교인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좌측에는 핵 합의 이후에 지난 2년간 정치와 경제 제도를 개혁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물론 국제적인 합의에 들어간 이후에는 이란이 실질적인 발전이 있었고 원유 수출이 늘었으나 국내 일자리 창출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란에는 30세 이하가 국민의 60%를 차지한다. 금년도 토론토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란 국민의 58%가 이란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핵합의가 실시된 2015년 8월에는 28.5%였다. 런던의 로얄 유나이티드 서비스 연구소는 이란의 현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은 없다고 했다.

대통령의 권력강화와 정치세력 대동단결 예상

일부 학자들은 지금 이란에서 강경 세력(무타샷디딘)과 개혁(이쓸라힌) 세력 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로 인해 로하니 대통령은 국내에서 권력 장악을 강화하고, 정치권의 엘리트들은 체제 보장을 위해 미국과 대항하는데 대동단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종교지도자 알리 카마나이(또는 하메네이)는 미국의 제재가 시작된 다음에 그의 입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란의 미래에 대한 염려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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