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중은행들 캄보디아 진출 경쟁 갈수록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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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중은행들 캄보디아 진출 경쟁 갈수록 치열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8.05.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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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캄보디아은행 본점 이전 및 비전선포식 등 현지 시장 선점 위한 경쟁 열기

▲ 수도 프놈펜 새로운 장소로 이전해 문을 연 신한캄보디아은행 본점 은행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으며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 은행들 간의 경쟁이 뜨겁다.

저금리 시대를 거치며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금융시장 상황은 국내 은행들로 하여금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게 했다. 특히 최근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남아 금융시장을 겨냥한 국내 은행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이들 국내 은행들은 지금 동남아시장을 소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7년 국내 은행 해외점포 영업실적 및 현지화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아시아 지역 점포는 129개다. 이 중 동남아에 있는 점포 수는 90여 곳으로 전체의 절반 정도에 육박한다.

그중에서도 인도차이나반도에 위치한 캄보디아는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급부상 중이다. 국내 은행들의 캄보디아 현지 지점 숫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 지난 4월 25일 신한은행이 신한캄보디아은행 본점 이전 및 비전선포식을 수도 프놈펜에서 거행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이러한 흐름 속에 지난 4월 25일 신한은행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신한캄보디아은행 본점 이전 및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이 날 행사에는 오낙영 한국대사. 니우 짠타나 캄보디아 중앙은행 부총재, 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 서병현 신한캄보디아은행 관계자, 이용만 캄보디아 한국상공회의소 회장, 신창무 PPC Bank 행장, 박용진 국민은행 캄보디아 법인장, 황규열 대한항공지점장 등 교민사회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신한캄보디아은행 서병현 법인장은 “현지 영업 효율성과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 본점을 프놈펜 중심 상업지역으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측은 본점 이전과 맞춰 은행명을 '신한크메르은행'에서 '신한캄보디아은행'으로 변경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도 나섰다.

다른 국내 은행들의 캄보디아 진출 경쟁도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IBK기업은행도 캄보디아 진출준비를 최종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프놈펜 사무소에 대해 현지 중앙은행(NBC)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 인가를 받았다. 기업은행이 2015년 1월 프놈펜 사무소를 설치한 지 무려 3년 3개월 만이다. 늦어도 올해 말 첫 지점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부터 캄보디아에서 4개 영업점을 운영 중인 KB국민은행(법인장 박용진)의 경우, 지난해 10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이외에도 2016년 출시한 글로벌 디지털뱅크 ‘리브 KB 캄보디아'를 통해 개발한 충전식 지갑 기반의 해외 전용 모바일 뱅크로 계좌이체, 송출근로자 간편 해외송금, P2P(개인간 거래)결제 등의 간편하고 빠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고객확보에 나선 상태다.
 
▲ 전북은행이 인수한 PPCBank 껀달주 지점 오픈식 장면(2017년 10월)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전북은행이 인수한 PPCBank(행장 신창무)는 캄보디아 소재 36개 상업은행 중 자산규모 10위권 은행으로 성장했다. 총자산 8,600억 원, 직원 350여명 규모로 수도 프놈펜과 주요 거점 도시에 무려 18개나 되는 지점수를 자랑하고 있다. 연간 순이익 역시 지난 2016년 27억 원에서 작년 126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국내 은행들이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경제성장률이 높은 동남아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거나, 이미 진출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앞 다퉈 동남아에서도 캄보디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바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다.

캄보디아의 인구는 1천 6백만 명에 불과하고 국민소득도 고작 1,500불 수준이지만, 잠재적 고객 수는 많다. 최근 10여 년간 이 나라가 7%대 꾸준한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중산층이 늘고 있는 상황도 주목해볼 만한 긍정적 지표다. 가난한 시골과 반대로 프놈펜 시내 도심은 늘 렉서스, 벤츠 등 고급 승용차들로 가득 찬다. 고층빌딩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며 하루가 멀다 하고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 신한캄보디아은행 이전 및 비전선포식에 참석한 니우 짠타나 캄보디아 중앙은행 부총재(우측)과 서병현 신한캄보디아은행 법인장의 모습.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그러나 국내은행들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국제기준에 못 미치는 열악한 이 나라의 금융환경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성장 가능성 만큼이나 경쟁심화, 경제변동성 및 현지 당국의 규제강화 등도 앞으로 고려해야 할 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금융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캄보디아 금융시장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전망한다.

한 금융전문가는 “전체 인구중 만25세 이하 인구가 60% 이상 차지할 만큼 젊은 세대가 많다. 정치, 사회적 불안 요소가 해소된 가운데, 어느 정도 개발단계에 들어선 만큼, 은행들이 얼마나 빠르게 서두르냐에 따라 나름 선점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문재인정부의 신 남방정책의 일환으로, 캄보디아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증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더 큰 성과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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