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간호사 출신 이영남 작가, 6년 만에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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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 출신 이영남 작가, 6년 만에 신간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8.02.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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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한국 간호사들의 독일 파견 및 정착’과 ‘독일의 한국인 디아스포라’ 이야기 담아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이영남씨가 신작 ‘Yongi oder die Kunst, einen Toast zu essen’을 펴냈다. (사진 이영남 작가)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이영남씨가 자전적 에세이 ‘하얀 꿈은 아름다웠습니다’ 이후 6년 만에 신작 ‘Yongi oder die Kunst, einen Toast zu essen’(도이치 리터라투르 게셀샤프트출판사)을 펴냈다.

책 제목을 통해 이 작가는 문화 충격을 받고 낯선 문화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적당한 한글 제목은 아직 고민 중이다.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이영남씨가 신작 ‘Yongi oder die Kunst, einen Toast zu essen’을 펴냈다. 책 첫 장에 한글로 새겨진 ‘봉선화’ 노래 가사 (사진 이영남 작가)

321페이지 분량으로 1월부터 독일 현지인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이 책은 ‘1970년대 한국 간호사들의 독일 파견 및 정착’과 ‘독일의 한국인 디아스포라’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으며 첫 장에는 ‘봉선화’ 노래 가사가,  마지막 장에는 ‘인생은 나그네길’이 실려 있다.

가족들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글을 쓰기 시작한 저자는 당초엔 글을 한국어로 작성했다. 하지만 한글에 익숙지 않은 가족들이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다가 원래 의도대로 꼭 자신의 뿌리와 삶을 가족들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다시 독일어로 번역해 독일어판을 출판한 것이다.

이영남 씨는 “작업을 하는 동안 쉽지 않음을 몇 번이나 느꼈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언젠가 후세들이 그들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이 책에서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또한 자신의 흔적과 삶을 글로 남긴다는 것은 매우 보람된 일이고 또 흥미 있는 일이기도 해서 힘겹지만 번역 작업에 열정을 다했다”고 말했다.
 
▲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 이영남씨가 신작 ‘Yongi oder die Kunst, einen Toast zu essen’을 펴냈다. (사진 이영남 작가)

또한 저자는 “반세기 전 파독간호사와 광부들이 독일 땅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했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도 번역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며 “이 주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알릴 수 있다는 바람도 이 책에 함께 실려 있다”고 얘기했다.

한편 저술과 번역 과정 내내 그녀가 가장 세게 붙잡고 있던 단어는 ‘정착(Integration)’이다. 2010년대 들어 독일은 물론 유럽 전체가 난민 문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 그녀는 자신을 비롯한 한국인 노동자들의 독일사회 적응과정이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덧붙여 그녀는 “성공적인 정착의 열쇠는 한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양쪽에 있다”며, “내 생각엔 정착하려는 쪽에서 낯선 언어와 낯선 문화를 배우고 받아들일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 출판기념회 참석자들이 이영남 작가로부터 책에 사인을 받고 있다. (사진 이영남 작가)

출판기념회는 2월 8일 저녁 저자가 다니는 성 요하니스 교회에서 조촐한 규모로 사인회와 함께 열렸다.
 
▲ 이영남 작가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책 내용을 주제로 설교하는 휄셀만 목사 (사진 이영남 작가)

이 자리에서 휄셀만 목사는 “책 내용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것은 가난했던 시절 가족을 위해 낯선 땅을 밟았다는 이야기와 낯선 문화 낯선 언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름다움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과정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 출판기념회에서 책에 사인하는 이영남 작가 (사진 이영남 작가)

이 책은 3월 14일 시작되는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며 판매수익금은 성 요하니스 교회에서 지원하는 인도의 방과후 학교와 독거여성을 위한 기관인 ‘골든 게이트 피 수쿠’에 전달될 예정이다. 6년 전 ‘하얀 꿈은 아름다웠습니다’의 수익금은 아프리카 말라위 간호학교 사업 추진에 보탰다.

이영남씨는 1974년 11월에 파독 간호사로 함부르크를 찾은 뒤 44년 째 거주 중이며 독일인 남편과 결혼해 아들과 딸을 두었으며 한인학교, 한인여성회에서 활동한 1세대로 교포신문의 기자로도 일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지인들과 함께 (사진 이영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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