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일본은 다시 부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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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일본은 다시 부흥하는가?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9.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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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은 제2 경제부활 기폭제 전략

▲ 이동호 명예기자

올림픽 준비에 막대한 예산을 쓰는 진짜 이유

우리 세대가 성장하던 시절에는 어디를 가나 일제(일본제품)만 찾았다. 그 때가 아마 1960년대 후반부터였을 것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열렸는데 올림픽 준비에 당시 한 해 예산(약 3조2000억 엔)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조 엔을 쏟아 부었다.

요즈음 예산으로 환산하면 악 33조엔(33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다. 지금 우리나라 1년 예산이 440조원을 비교해보면 그 당시로서는 엄청난 돈이었으며 어디에다가 그렇게 많은 돈을 썼을까 의문이 든다.

1964 도쿄올림픽은 일본 경제부활의 기폭제 

그런데 사업비 1조엔 가운데 경기장 건설 등 올림픽과 직접 관련된 사업비는 채 3%가 안됐다. 97%는 올림픽과 관련이 없는 도로 철도 등 인프라 정비에 들어갔다. 가장 많이 돈이 들어간 곳은 1964년 10월 1일 올림픽 개막을 불과 9일 앞두고 개통한 신칸센 건설비였다. 도쿄를 감싸고 있는 수도고속도로도 이때 건설됐다. 도쿄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제전이 아니라 일본 경제부활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에 3년 후인 1967년 인구 1억 명을 넘긴 일본 경제는 이후 20여 년간 고도성장기를 구가하게 된다.

1988 서울올림픽과 한국경제 고도성장

대한민국은 1964년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치른 후 24년 만에 서울 올림픽을 치르게 된다. 대한민국도 올림픽을 치른 후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는데, 이때부터 개인 자가용시대를 열게 될 만큼 나라가 역동적으로 움직여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따라잡자는 분위기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며 일본 베끼기, 배우기가 춤추기 시작했다.

반면 일본은 부동산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전 산업에 걸쳐서 잃어버린 20년이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다. 이와는 달리 대한민국은 두 자리 수 경제성장에 힘입어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경제는 활황 국면을 계속하면서, 우리도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분위기 반전이 팽배해지는 사회 분위기와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2020 도쿄올림픽은 제2의 경제부활 기폭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 지난 후 아베 신조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본이 다시 태어나는 기폭제로 2020년 도쿄올림픽을 내세웠다. 도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일본은 다시 태어나고 다시 부흥한다’라는 사회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올림픽을 기폭제로 삼아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고 아베정권이 선언하기에 이른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도쿄도 내에서만 300곳이 넘는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차세대 신칸센 격인 시속 600km의 리니어신칸센 공사도 한창이다. 카지노리조트 조성도 빠르게 검토 중이다. 도쿄올림픽 경기장 등 직접 사업비는 줄여야 한다며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인프라는 거의 모든 것을 바꿀 태세다. 무인차, 드론, 수소경제 등 4차 산업혁명과 차세대 성장동력과 관련된 사업도 2020년이면 상용화되는 로드맵이 한둘이 아니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외국인 4,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국가관광 로드맵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제조공장에서 IT기업 약진

중국을 살펴보자. 중국의 올림픽은 2008년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한국 서울올림픽 후 20년 만이다. 2008년 이후 중국의 모습은 어떻게 변모돼 왔는가? 중국의 세계 공장의 전초기지에서 탈바꿈을 시작하는 시기다. 세계적인 IT기업들의 탄생이 시작된다.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바이두 검색기업, 텐센트 SNS의 등장 등이 이 시대에 진격하기 시작했다.

한국, 중국, 일본은 변화 전략이 서로 다르다

이러한 중국의 변환점에서 일본은 장기적인 침체 늪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시기에 2020년 올림픽 개최권을 따낸다. 여기서부터 일본은 변화의 몸부림이 시작된다. 한국·중국·일본의 사회변화와 경제 흐름을 중국 개방 후 3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확실히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전혀 일맥상통하지 앓고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은 일본을 따라가지만 중국은 일본을 따라가지 않고, 특히 한국은 두말할 것 없이 따라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베 정권이 출범되면서 올림픽을 지렛대로 하여 국가개조론을 들고 나온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2020년까지 개헌을 하겠다는 구상까지 내놨다. 왜 개헌이 2020년이어야 하는지 구체적 로드맵 대신 ‘다시 태어나는 일본의 해’라는 설명만 붙였다. 옳고 그름을 떠나 하나의 국제 이벤트를 기폭제 삼아 모든 것을 바꿔 나가겠다는 일본식 일사불란함의 속내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고도 성장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런 일본의 전략이 옛날처럼 먹혀들어 일본의 재부흥 시대가 도래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들은 각각 무엇을 꿈꾸고 무엇을 하는가?

하지만 잃어버린 20년에 낙담해 있던 국민들에게 ‘무언가 하고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싶다. 아베 정권 초기 아베 정권의 높은 지지율과 집권의 비결이 ’무엇인가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해진다. 정치는 바로 민심에서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일본이 재부흥의 시작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어게인 1964(Again 1964)’라고 응답한다. 반대로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게인 1988(Again 1988)’을 꿈은 꾸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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