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한인 상점서 흑인들 소요…한인회 중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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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한인 상점서 흑인들 소요…한인회 중재 나서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7.09.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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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자에 술 판매 거절에 흑인 20~30명 시위, 한인회 설득으로 해결 실마리

▲ 9월 7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남부 한인 주류점 앞에서 갈등 중재를 시도하는 로스앤젤레스한인회 임원들과 경찰 관계자들 ( 사진 로스앤젤레스한인회)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소재 한인 운영 주류점 앞에서 시비가 붙은 흑인 20~30명이 ‘블랙 파워’(흑인의 힘) 등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워 로스앤젤레스한인회(회장 로라 전)가 경찰 당국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9월 7일 오전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한인회에 다급한 목소리의 남자가 전화를 걸었다. 로스앤젤레스 남부 지역에서 주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전 모씨였다.

사정은 이랬다. 전씨는 3일 일요일 밤 만취한 흑인 손님들이 술을 사러 왔기에 만취자에게는 술을 팔 수 없다고 설득했다. 그러자 그들은 나가지 않고 가게 안에서 소리를 지르더니 욕을 하며 가게를 떠났다. 그리고 이튿날 20~30명 가량의 흑인들이 몰려와 전날보다 더 큰 소리로 욕을 하고 위협했다.

이에 전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과 흑인 무리들 사이에 대치가 이어졌다. 얼마 후 흑인들은 스스로 해산했지만 9월 7일 오후 더 많은 인원을 이끌고 다시 올 것이라고 위협했고 생명의 위협마저 느낀 전 씨가 한인회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소식을 접한 한인회는 임원진에 상황을 공유하고, 로스앤젤레스 경찰 본부 및 관할 경찰서에서 관련 사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함과 동시에 흑인 무리들이 다시 찾아온다고 밝힌 7일 오후 5시에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잘 대비해 줄 것을 부탁했다.

결국 그들이 경고한 것보다 1시간 늦은 저녁 6시, 10여 명의 시위대가 빨강, 검정, 녹색의 흑인 해방 깃발을 들고 나타났다. 시위대는 “이 주류점이 지역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고 있으며 건강을 해치는 식품을 팔고 있다”며 폐업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인회와 경찰 당국은 시위대에 우리는 당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으며 충분히 대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함께 해결 실마리를 찾자고 설득했고, 대화를 위한 다른 시간을 다시 잡자고 제안하여 시위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한인회는 이번 문제 성격이 인종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지역 주민과 한인 상점 간 갈등으로, 중재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타 인종과 많은 거래가 있는 로스앤젤레스 남부 지역 한인 업주들에게 비슷한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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