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페이스북의 두 가지 미래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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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페이스북의 두 가지 미래세상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8.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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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이 성장동력, 뇌파를 이용하는 두뇌컴퓨팅

▲ 이동호 명예기자

향후 3년, 미래 성장동력은 증강현실(AR)

페이스북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F8’이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여기서 페이스북은 앞으로의 미래세상은 두 가지 면에서 변화된 세상이 온다고 보고 있다. 그중 하나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앞으로 3~5년을 이끌 미래 성장동력은 ‘증강현실(AR)’ 기술이 될 거라고 천명했다.

AR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실제화면에 가상 정보를 겹쳐 보이게 하는 기술로 안경, 콘택트 렌즈에까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AR 기능이 탑재된 안경을 쓰고 거리를 돌아다니면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지역 정보나 인물 정보를 이용자가 볼 수 있는 영화 같은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다. AR 안경이 앞으로 20년 내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포스트 스마트폰’은 단연코 안경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컴퓨터 환경변화 - PC / 스마트폰 / AR 안경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후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했다. 5년 내 AR 안경은 ‘메컨토시 모멘트(컴퓨터 환경의 대격변기)’를 맞이할 것이다. 인간과 기계의 대화 역사가 메인프레임. PC,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앞으로는 안경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전망했다. 페이스북은 AR을 통해 실제 세계를 온라인으로 확장해 가며 디지털과 실제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혼합하고 삶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AR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천명했다.

페이스북의 AR 기술은 예를 들어 페이스북 이용자가 조깅을 한 후 본인에게 카메라를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에 뛴 거리와 시간 정보가 뜨도록 하는 것이다.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모습의 가상 이미지 아바타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리고 친구에게 보낼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나이키 등 브랜드와 협업해 나이키 신발이나 티셔츠 등 상품에 카메라를 비추면 AR 기능이 작동하게 하는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페이스북의 미래 - AR 과 VR이 플랫폼 지배

페이스북이 AR을 미래로 꼽는 이유는 페이스북을 실제 생활에서도 사용하도록 해 이용(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실제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20억 명에 달하고 매일 접속하는 이용자도 11억 명 수준이다. 하루에 올라오는 사진만 3억 개 수준이고 평균 체류 시간은 20분으로 서비스가 ‘포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AR 기술을 이용해 실제 생활에 즐거움을 준다면 페이스북 이용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VR)’ 시장도 장악하기 위해 ‘페이스북 스페이스’라는 새로운 앱도 공개했다. 이 앱은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과 닮은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 모여 VR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앱이다. 가상의 연필로 허공에 그림을 그릴 수도 있으며 메신저 영상 통화 기능을 이용해 친구들과 통화할 수 있다. 페이스북에 가상공간에서 찍은 셀카를 올릴 수도 있다. ‘소셜VR’로 불리는 이 기술은 페이스북의 본질인 소셜네트워크를 가상세계로 확장하기 위한 시도다. 저커버그는 “향후 10~15년 동안은 AR와 VR 기술이 컴퓨터 플랫폼을 지배할 것이다. AR 기술이 지금 가정마다 보유하고 있는 TV처럼 일상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뇌파로 움직이는 브레인마우스

두번째 페이스북의 미래세상에 대해 페이스북 미래연구소 ‘빌딩8’ 책임자 레지나 듀건 페이스북 부사장이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은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두뇌 컴퓨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마음으로 소통할 날이 올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한 장애인이 뇌파만을 이용해서 1분에 10개의 단어를 완성하는 ‘브레인마우스’ 시연을 보여주자 “이럴 수가”라는 탄성이 튀어 나왔다.

일명 ‘뇌-문자(Brain to Text)’ 기술로 인간과 컴퓨터가 대화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생각에 청중들이 웅성댔다. 듀건 부사장은 “뇌파만으로 1분당 100단어를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60명의 과학자가 연구 중이다. 뇌파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간의 피부를 통해서도 언어를 전달하게 될 것이며, 언젠가 중국어로 생각하고 스페인어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뉴럴링크와 다른 두뇌 컴퓨팅 

페이스북의 ‘두뇌 컴퓨팅’은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간의 뇌에 초소형 칩을 심고 이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기술(뉴럴링크)을 개발하겠다”고 했던 것과는 다르다. 뉴럴링크는 뇌에 칩을 삽입(임플란트)하는 것이지만, 페이스북의 ‘비침투적 연구’는 뇌에 어떤 장치도 하지 않고 뇌파만을 이용하는 것으로 테슬라의 구상과는 차이가 있다.

듀건 부사장은 “뇌에 외부 장치를 삽입하는 것은 스케일(시장규모)을 만들 수 없다”라고 내다봤다. 콘퍼런스에 참가한 한 참가자가 뇌-문자(Brain to Text) 기술로 인간과 컴퓨터가 대화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걸 눈앞에서 확인하고는 “머지않아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나 같은 컴맹세대가 살 판 나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손으로 자판을 두드리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세상이 편리하게 돌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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