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시속 1200km 열차가 5년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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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시속 1200km 열차가 5년 후에?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8.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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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루프 초음속 자기부상 열차

▲ 이동호 명예기자
일론 머스크의 네번째 도전

미국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CEO 중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인물은 누구일까? 단연 일론 머스크다. 그의 인생 스토리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인류가 도달해야 할 도전적 과제를 제시하며 앞장서서 실천해 온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테슬라), 우주개발(스페이스X), 태양광(솔라시티)에 이어, 초고속 이동 수단 하이퍼루프(Hyperloop)를 구체화한 새로운 교통사업을 지난 4월 TED(Technology·Entertainment·Design)콘퍼런스에서 밝혀 또 한 번 큰 주목을 받았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는 2013년 8월 초고속 교통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자신의 구상을 밝혔는데, 그 당시 로스앤젤레스에서 교통정체로 인해 길에 서있으면서 떠오른 사업 아이디어였다. 그러면서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하이퍼루프의 상상도는 진공상태에 가까운 직경 3m 정도의 튜브 안으로 20~30명의 승객을 태운 차량(Pod)이 오가는 방식이다. 속도는 약 1227km로 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시에서 샌프란시스코 시까지 약 613km 구간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그림이었다. 현존하는 재래식 이동수단인 자동차와 배, 비행기와 열차를 뛰어넘는 5세대 교통수단으로 하이퍼루프를 제안했던 것이다. 최우선적으로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건설해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 후 각 도시를 하이퍼루프로 연결해 나갈 계획이었다.

하이퍼루프 초음속 자기부상 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 초음속 자기부상 열차’. 약 120년 전 1899년 평균시속 20km로 달리기 시작했던 증기기관차가 등장한 이후 이 정도의 운송수단의 혁신이 이뤄진다면 세상이 놀라울 따름이다. 자기부상 즉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 위에 띄워 움직이므로 소음과 진동이 매우 적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런 원리가 적용된 캡슐(열차)이 튜브(진공터널) 속을 달리도록 설계된 것이다. 진공관 튜브 속에 캡슐형 이동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음속(1220km)에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16분 정도 걸린다. 진공터널, 터널의 공기를 펌프를 이용해 뽑아내서 만들어 내는 것으로 100% 태양광 자가 발전 시스템을 장착해서 친환경 운송수단이기도 하다.

현재는 튜브(진공터널)없이 열차의 가속 시스템만 시운전한 단계인데 약 5년 후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루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소재 스타트업 하이퍼루프 테크놀로지스는 2018년 중 1.5km의 테스트 트랙을 건설 완공하고, 200km 길이의 트랙을 3년 내에 세계 최초로 2개 혹은 3개의 하이퍼루프 시스템들로 디자인하고 건설 완공하며 5년 이내에 물건들과 사람들을 나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퍼루프가 고속철보다 나은 5가지 이유

한편으로 내년 2018년 9월에 중국 철도인터내셔널 USA와 XpressWest엔터프라이즈는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가스 구간의 230마일 고속철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 내 건설되는 최초의 중국 고속철이다. 하이퍼루퍼가 고속철보다 더 나은 5가지 이유를 눈여겨봐야 한다.

첫째, 하이퍼루프는 고속철보다 훨씬 빠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운송 수단별 속도와 소요시간을 보면 하이퍼루프는 1200km/h, 30분이고, 비행기는 800km/h, 50분, 고속철은 320km/h, 2시간, 자동차는 130km/h, 5시간이다.

둘째, 하이퍼루프 운송요금이 더 경제적이다. 하이퍼루퍼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왕복 766마일 요금이 60달러이고, 고속철은 로스앤젤레스 라스베가스 왕복 460마일 89달러이다.

셋째, 하이퍼루프는 더 자주 떠난다. 하이퍼루프는 캡슐이 매 30초마다 떠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고속철은 매 20분마다 떠날 예정이다.

넷째, 하이퍼루프는 건설비용이 더 저렴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 구간의 하이퍼루프 건설 비용은 75억 달러가 소요되는데 로스앤젤레스 라스베가스 구간의 고속철 건설비용은 127억 달러가 소요된다.

다섯째, 하이퍼루프 기술은 미래기술이다. 캘리포니아 고속철은 시속 150마일로 세계 최고 수준에 못 미친다. 이 정도의 기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그러나 하이퍼루프는 거의 항공기급의 속도로 세계 어느 나라도 설치해 보지 않은 미래 기술이다.

위와 같은 비교 관점에서 보아도 하이퍼루프는 조만간 인간의 삶의 패턴을 확 바꿔놓을 신기술의 탄생임이 틀림없다.

거대 신기술 푸로젝트의 명암

교통의 혁신은 늘 인간들이 꿈꿔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비행기도 나왔고 고속열차도 등장했다. 특히 기존에 있는 것을 다르게 생각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대표적 예가 영국과 프랑스의 해저터널이나 수나라 대운하처럼 기존에 있던 기술을 응용한 발상 전환적 프로젝트였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기가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거대한 프로젝트는 추진자의 중대한 결단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 이유는 거대 푸로젝트들이 지나치게 무리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큰 혜택이 될 수 있으나 정작 추진한 당사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대운하의 무리한 공사로 인해 수나라 제국이 멸망되는 반면교사를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론 머스크 역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스타일이라 그 점이 심히 우려됨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역사는 쉬지 않고 돌아간다. 5년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30분 만에 하이퍼루프를 실제로 타고 도착할 수 있을까? 나는 현실이 되어 가까이 오고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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