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청년 해외취업은 어떤가요?
상태바
캄보디아, 청년 해외취업은 어떤가요?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07.13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지 헤드헌팅기업 CEO 최주희 대표가 조언하는 '취업에 성공하는 길'

▲ 캄보디아 헤드헌팅전문기업인 ‘피플 앤 잡스(PEOPLE&JOBS)’ 최주희대표는 스펙보다는 업무에 필요한 영어실력 그리고, 현지적응능력이 해외취업의 성공열쇠라고 강조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소재 헤드헌팅기업  ‘피플 앤 잡스(PEOPLE&JOBS)’ 최고경영자인 최주희 대표는 지난 4월 한국에서 열린 해외취업박람회 취업상담역으로 참가했다가 다소 당황스런 경험을 했다.

일주일 동안 꼬박 부스를 지키며 취업상담을 했지만, 캄보디아에 관심을 보인 취업지망자들은 기대치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상담부스와 비교되면서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최 대표는 “캄보디아라는 나라에 대해 지원자들이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것 같다”며 기자에게 아쉬움을 토로했다. 

청년 해외취업, 선진국보다 동남아를 주목하라

최근 국내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자 해외로 눈을 돌려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취업에 성공한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외취업 희망국가가 상당히 편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취업희망자들이 북미나 유럽, 일본 등 주로 선진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원한다. 상대적으로 동남아나 중동, 아프리카로 진출하려는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유는 간단하다. 후진국으로 갈수록 생활편의시설이 열악할 뿐더러 급여도 낮고, 치안도 매우 불안할 것이란 선입견 때문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다. 가고자 하는 국가에 대해 아는 정보라곤 고작 인터넷이나 신문에서 찾아낸 단편적 지식과 빈약한 자료밖에 없는 상황에서 무척대고 일자리만 생각해 짐을 꾸릴 수는 없는 법이다. 해외경험이 전무한 취업희망자일수록 더 더욱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동남아 최빈국으로 알려진 캄보디아를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킬링필드는 옛날 얘기, 갈길 바쁜 자본주의 '캄보디아'

사실 캄보디아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앙코르와트’만큼이나 ‘킬링필드’와, ‘가난’이란 두 개 단어를 떠올린다. 기자 역시 처음엔 그랬다. 마치 과거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릴 당시 전세계가 ‘코리아’라는 익숙지 못한 이름 앞에 ‘한국전쟁’과 ‘개고기를 먹는 나라 미개한 나라’ 정도를 떠올렸던 당시 상황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이렇듯 국가의 이미지도 한번 굳어지면 여간해선 바뀌기 쉽지 않다. 한번 굳어진 이미지는 또 다른 편견을 낳기도 한다.

그래서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독자여러분들을 위해 지면을 빌어 이 나라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어드리고자 한다. 우선 이 나라는 우리나라와 같은 자본주의시스템 국가다. 과거 내전에 대한 기억탓에 아직도 사회주의국가로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국내언론이나 일부자료에도 사회주의국가로 설명하고 있다.

둘째로 더 중요한 사실은 이 나라가 우리가 막연하게 추측하거나 밖에서 비춰진 모습과 달리 꽤 살만한 나라라는 점이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국민소득 1,100불 수준 가난한 나라로 명시되어 있지만, 숫자가 현실을 왜곡할 수도 있다.

수도 프놈펜만큼은 평균소득이나 생활수준은 예상보다 훨씬 높다. 각종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스타벅스, KFC, 버거킹, 뚜레쥬르 등 다국적 푸드체인브랜드도 다수 진출한 상태다. 인터넷 보급률도 동남아에서도 상위권이다.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전경.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무선인터넷도 빠르고 치안도 좋다

시내 작은 상점이나 커피숍에선 무선인터넷 속도가 한국보다 빠르다. 고급상품이 진열된 대형백화점들도 여럿 생기기 시작했고, 태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못하지만, 미얀마나 라오스보다 각종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셋째로 치안상태도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아주 외진 곳이 아니라면 밤거리도 혼자 걸어 다닐만 하다. 현지은행에 취업해 은행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이수씨는 “오기 전까지만 해도 치안이 불안하고 위험한 나라로 알고 왔는데, 수도에는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말한다. 이렇듯 TV나 신문 등 국내언론매체를 통해 비춰진 캄보디아의 모습과 현지에서 피부로 느끼는 생활환경과는 괴리감이 상당하다.

다만, 이 나라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정치가 불안정한 게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훈센총리가 32년째 장기집권중인 이 나라는 5년마다 치러지는 선거마다 정국이 불안하다.

정치발전은 늦어도, 외국인 투자는 급성장

하지만, 외국인들이 투자를 망설이거나 기피할 만큼 우려할 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다. 과거 10년 전에 비해서도 사회, 정치적으로 상당히 안정됐다. 수년 사이 급격히 늘어진 외국기업들의 투자규모가 이를 증명해준다. 15년째 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게다가, 외국투자기업들 진출하기 매우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국가간 외환송금에 규제나 제한이 없고, 외국인의 투자환경도 이웃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자국화폐 외에 달러가 일상생활에서 아무런 불편없이 통용된다는 점도 큰 메리트다.

최근 정치적 안정에 힘입어 외국기업들의 진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여느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정치가 안정을 찾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본토는 물론이고 홍콩, 싱가폴 등 화교자본과 투자기업들이 대거 유입돼 이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

그중 토목건설분야 진출이 특히 눈에 띈다. 수도 프놈펜 중심가 대부분 대형빌딩은 중국계기업들이 지은 건물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상대적으로 진출이 다소 늦은 일본 역시 최근 백화점 등 대형유통망을 중심으로 금융분야까지 빠른 속도로 진출영역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일본항공이 나리타-프놈펜 정기운항을 시작했으며, 근래 자국민들을 위한 일본인국제학교와 종합병원을 짓는 등 현지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고급상권이 형성된 프놈펜시내 일부지역은 이미 일본상점들과 식당들이 장악한 상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지난 20년 전 양국 재수교 이래 주로 섬유봉제업과, 건설업, 부동산투자와 농업 분야로 진출을 늘려왔다. 지난해 전북은행이 인수한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을 비롯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대형은행들도 이미 진출한 상태다. 현대종합상사 역시 망고해외수출을 위해 현지에 대규모농장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외국인투자의 증가와 가파른 경제성장세속에 수도 프놈펜광역시 전체가 공사현장이라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고층빌딩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사무실들은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이나 새로 창업한 현지기업들이 하나 둘 채워가는 중이다.

한국인 직원채용을 희망하는 기업들

진출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대학을 갓졸업한 현지 인력뿐만 아니라 외국출신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덩달아 한국인 직원채용을 원하는 현지외국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업무가 점차 늘어나다 보니 한국인직원을 원하는 기업들도 더러 있지만, 다른 주변국가 출신들에 비해 성실하고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한국인을 선호하는 편이다.

근무조건이나 급여수준도 이웃 잘사는 국가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해외취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현지 외국인기업에 채용된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결코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다.

이에 대해 최주희 대표가 말하는 현실은 이렇다. “사실 여기 진출한 잘나가는 기업 대부분이나 외국계기업이거나 투자기업들이고 한국인 직원채용을 원해요. 여기저기서 문의가 많이 와요. 좋은 보수를 내세운 회사들도 적지 않아요. 하지만, 업무를 수행하는데 차질이 없을 정도로 할 줄 정도로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인재가 의외로 적어요. 토익점수만으로 영어실력을 검증하는데도 한계가 있구요”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과 별개로 기본적으로 영어실력이 따라줘야 회사업무에도 빨리 적응할 수 있고 같은 직장내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다른 현지기업인사담당자들도 한국인 취업희망자들의 부족한 영어실력을 단점으로 꼬집었다.

이들 취업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인사담당자 앞에 보이기 위한 화려한 외형적 스펙보다는 원활한 외국어소통 능력과 성실성, 그리고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이 취업성공에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한다.

스펙보다는 영어와 현지어 중요

최 대표는 “이 나라는 생각보다 스펙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캄보디아도 마찬가지로 우선은 영어가 기본이고 어학연수 등 해외경험을 가진 지원자라면 현지외국기업 취업에 훨씬 유리하다. 크메르어는 생활하면서 천천히 배우면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 대표는 “게다가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없고, 무엇보다 근무조건과 환경 역시 여느 주변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가능성이 큰 나라인 만큼 선진국에서 일하는 것보다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 인터넷만 뒤지기보다는 배낭여행삼아 한 두 달이라도 머물며 직접 현지에서 부딪치며 자신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굳이 캄보디아가 아니더라도, 해외취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라면 반드시 귀 기울여 볼만한 충고인 것 같았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