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대선 재외국민 투표율 87.4%, 역대 최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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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대선 재외국민 투표율 87.4%, 역대 최고기록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05.0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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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달려온 선교사부터 불편한 몸에도 투표한 유권자까지 투표 열기 뜨거워

▲ 지난 4월 30일 제19대 대선 재외선거를 무사히 마친 캄보디아 투표소 선관위원 및 참관인들이 투표종료후 기념촬영에 임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전 세계 116개국 204개 재외 투표소에서 실시된 제19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투표가 지난 4월 30일 오후 5시(나라별 현지시각)를 기해 종료됐다.

이번 19대 대선 재외국민 선거에는 29만4633명이 유권자등록을 마친 가운데, 이번 조기대선 투표율은 지난 18대 대선 투표율을 훌쩍 뛰어 넘는 75.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차이나반도에 위치한 캄보디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번 재외국민선거 투표를 신청한 유권자 총 1,621명 가운데 25~30일까지 치러진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는 1,416명으로, 87.4%로 매우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재외국민 투표가 처음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앞선 18대 대선 투표율은 75.8%였으며, 지난해 치러진 20대 총선은 71.4% 에 그친 바 있다.

국정농단에 뒤따른 탄핵사태로 조기대선을 준비할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등록신청기간마저 20일로 짧아 재외국민들의 투표율이 저조할 지도 모른다는 당초 우려를 불식시킨 놀라운 결과였다.

그동안 우리 동포사회가 모국 선거의 중요성을 점차 인식하게 됨과 함께 재외선거 제도 자체도 투표 참여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된 데도 분명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번 투표율은 무엇보다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들이 이번 조기대선에 얼마나 관심이 높은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지금까지 저조한 투표율에 수백 억 원에 이르는 고비용 때문에 논란이 된 적도 있던 재외선거무용론이 이번 선거를 계기로 수그러들 것이란 전망이다.

▲ 캄보디아는 87.4% 라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당초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투표율에 대해 캄보디아 재외유권자들 스스로도 놀란 모습이다. 대사관측 선거관계자들도 “재외선거 신청률이 높아 투표율이 80%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했었다. 하지만, 90%에 육박한 투표율을 기록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캄보디아 재외선거는 지난해 연말 대사관 신축에 따라 기존외부임대건물 대신 공관내 다목적홀에서 실시됐다. 쾌적하고 시원한 공간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바람에, 유권자들은 대체로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분관 설치로 처음으로 투표소가 마련돼 교민사회 안팎의 큰 관심과 기대를 불러 모았던 씨엠립 역시 예상대로 이번 재외국민선거에서 높은 투표 참여율을 보였다.

씨엠립선관위 김장수 부위원장은 “유권자 381명중 314명이 투표, 82.4%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이번 재외국민선거는 여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풍성한 화제 거리를 만들어냈다.

4~5시간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시골버스를 타고 프놈펜에 도착한 한 여성유권자는 심지어 버스정류장에서 대사관까지 먼 길을 걸어와 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어린자녀들과 함께 캄보디아 투표소를 찾은 한 유권자 부부가 투표에 앞서 인증샷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휠체어와 목발 딛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오직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찾아온 유권자들부터 국제결혼을 통해 국적을 취득,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투표에 참여한 여성유권자들, 그리고,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현장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어린 자녀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아 온 유권자들도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뿐만 아니다. 캄보디아를 여행 중이던 프랑스, 미국 교민과 중국 교민 유권자들도 구글앱 지도 하나만 들고 투표소를 몸소 찾아오는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은 선거기간 내내 이어졌다.

김준경 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 위원들과 당 추천 참관인, 행정사무원들도 선거기간 내내 공정선거를 위해 열과 성을 다했다. 이들은 무더운 날씨 먼 길 찾아온 유권자들에게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제공하고, 고개 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전 재외유권자등록신청을 하지 않아 투표를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교민들도 더러 있었지만. 그 외 별다른 큰 문제는 없었다. 이번 재외선거 역시 훈훈한 분위기속에 무사히 잘 마무리됐다는 평이다.

이번 캄보디아 재외국민선거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 선거에 비해 젊은 층의 선거참여율이 유독 높았다는 사실이다. 이들 2~30대 젊은 유권자들은 투표를 마치고 투표하는 모습까지 인증샷을 찍은 뒤 페이스북 등 ‘SNS’을 통해 이를 공유하거나, 아직 투표를 하지 못한 지인들에게 서둘러 투표를 권장하는 등 선거분위기와 참여율을 높이는데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한편, 30일까지 마친 재외선거 투표함은 김준경 선관위원장과 참관인들의 감시하에 밀봉된 상태로 다음날인 5월 1일 오후 3시 무렵 항공편을 통해 우리나라 중앙선관위로 보내졌다.

재외국민유권자 22만1,981명이 참여한 이번 선거 결과가 다가올 5월 장미대선에 과연 어떤 결과를 미칠게 될지 다시 한 번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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