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자산 회수 위해 캄보디아 사무소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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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자산 회수 위해 캄보디아 사무소 개소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03.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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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등 부실은행들의 '묻지마 투자' 해외사업장 관리 목적

▲ 지난 3월 9일 예금보험공사 프놈펜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기념사 중인 곽범국 예보사장.(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예금보험공사(사장 곽범국, 이하 예보)가 지난 3월 9일 오전 10시(현지시각)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예보의 첫 해외 사무소다. 사무실이 입주한 대구경북문화센터(PGCT)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곽범국 예보사장,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 캄보디아 중앙은행 관계자, 프놈펜상업은행(PPCB) 신창무 행장 등 약 50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예보의 프놈펜사무소(소장 박현숙)는 지난 2007년 부산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 등 부실 저축은행들이 캄보디아에 투자한 10여개 현지 사업장들에 대한 관리·감독 및 사업 정상화 등을 총괄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예보가 보유한 해외관리자산(채권액) 총액은 6,193억원으로 이중 캄보디아에 묶인 자산은 약4,862억원(약 4.2억달러) 규모이다. 전체 자산의 무려 75.8%에 달한다. 모두 부실 저축은행들이 투자했던 자산이다. 이중 60%에 달하는 2,943억원에 대한 회수는 7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과거 2006~2011년 부산, 토마토저축은행 등은 캄보디아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당시엔 대표적인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과장 포장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리한 ‘묻지마 투자’로 결국 부실 저축은행들은 파산했고 그 자산은 예보로 넘겨졌다.

▲ 예금보험공사 프놈펜 사무소 개소를 축하는 압사라 전통공연이 이날 펼쳐졌다.(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참고로, 예금보험공사는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예금자당 5,000만원 한도로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기관이다. 또한 부실 금융회사의 자산을 매각해 그 회수실적에 따라 예금자에게 돌려준다. 따라서 예보 입장에서는 가급적 부실 저축은행의 자산을 빨리 매각해서 회수해야만 예금자의 피해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캄보디아 내 자산 회수와 매각에는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이다. 공동사업자로 이름을 올린 대부분의 현지인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복잡한 문제들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동사업자 명의 현지인들 중에는 정치적으로 막강한 권력을 가지거나 든든한 뒷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소송에서는 승소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예보 관계자는 “보유한 사업장 중에 문제가 없는 사업장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매각 장애요인을 정리하는 작업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이해당사자가 있는 현지에 사무소를 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예보 프놈펜사무소는 이 외에도 현지 사업에 대한 직접 관리 감독을 통해 자산가치를 제고하고 사업의 정상화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곽범국 예보 사장도 바로 이점을 강조했다. 기념사를 통해 “원거리라는 지리적 여건과 상이한 업무환경 등으로 인해 처음 의도했던 것과 같은 성과로 연결되지 못했다”며 “이번 프놈펜사무소 개설을 계기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상시적으로 사업을 관리하면서 상황에 맞춰 사업의 정상화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곽 사장은 “사업의 정상화로 캄보디아 역시 국가 인프라 확충으로 국민편익 증진과 경제발전을 얻을 수 있는 상생의 길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프놈펜사무소는 관련 업무를 추진하면서  한국대사관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캄보디아 정부 당국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이에 김원진 대사는 축사를 통해 “이번 예금보험공사 사무실 설립이 예금자보호제도 운영과 부실기관 정리 등과 관련한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캄보디아와 공유하고, 캄보디아의 효과적인 금융안전망 구축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예보측은 이달 3월 중 캄보디아 중앙은행과 예금보험제도 구축 지원 및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한편, 금년 6월 말 예보가 주관해 한국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예금보험교육 프로그램에 캄보디아 중앙은행직원들이 참여하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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