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날, 아름다운 기억’ 캄보디아 교민청소년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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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 아름다운 기억’ 캄보디아 교민청소년 음악회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7.02.02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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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공연 준비한 교민청소년들, 음악회 수익금 전액 국립안과병원에게 전달

▲ 프놈펜 국제예술학교(PPIIA)에서 펼쳐진 청소년 음악회 공연 장면. 박웅규 학생이 멋진 드럼연주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청소년다운 풋풋함과 잔잔한 감동의 여운이 남는 그런 공연이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제2회 교민청소년 음악회에 참석한 한 관객은 감상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 1월 28일 오후3시(현지시각) 프놈펜국제예술학교(PPIIA) 강당에서 열린 이날 공연은 네 어린이들의 앙증맞은 동요로 시작됐다. 이어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My heart will go on’ 기타 연주(리 소포르티)가 이어지고, 노래와 클라리넷(이주영)과 플룻(박경민) 연주가 연이어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교민청소년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청소년들도 무대를 함께 해 그 의미를 더했다. 학부모를 비롯한 백여 명의 관객들은 숨죽인 채 이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다소 미숙함이 보이고 음악적인 완성도를 말하기에도 아직은 이른 나이지만, 무대에 오른 청소년들의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모습은 여느 프로음악가 못지 않았다.

박예찬, 김원준 두 학생의 피아노연주를 비롯해 한국가곡 ‘야생화’를 색소폰 연주로 선보인 정우재 학생의 실력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박웅규 학생의 드럼연주(곡목, Can’t stop feeling)는 한 시간 가량 이어진 공연 중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이어 올해 들어 2년째로 열린 제2회 캄보디아 교민청소년 음악회는 전년에 비해 음악적 성숙도 많이 향상됐고, 다양성 등 내용면에서도 알찼다는 평이다.

▲ 교민청소년음악회를 기획한 정우재 학생은 자신들의 작은 도움으로 세상사람들이 좀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총괄기획하고 준비한 ISPP국제학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정우재 군은 본 공연을 열게 된 취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지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현지 안과병원에 공연 수익금을 기부함으로서, 저희로 하여금 세상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라며 어른스럽게 말했다.

준비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정 군은 “섭외가 가장 어려웠다.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들도 두루 섭외하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저희의 뜻을 전하는 게 그중 가장 힘들었지만, 다행히 다들 이해해주었다. 저희 취지를 이해해주고 이번 공연에 참석까지 해주신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군을 포함한 교민 청소년 10여 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남모를 선행을 이어갔다. 지난 2월 1일, 우리 정부가 지원해 만든 앙둥 국립안과병원을 방문한 교민청소년들은 어려운 환자들의 수술비에 보태달라며 병원 측에 미화 4100불을 전달했다.

이번 청소년 음악회는 지난해 8월초부터 학생들이 모여 공연기획을 짜고 장소섭외는 물론이고,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 섭외하는데 총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동안 이들이 흘렸을 땀방울이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동안 공연준비를 위해 쏟아 부은 시간과 순간들이 오버랩된 듯, 공연을 마친 학생들의 상기된 표정과 눈빛은 행복함과 가슴 뿌듯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내년에도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다시하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날 공연은 5인조 밴드(정재하, 차승준, 박상현, 박경민, 박예찬)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들이 부른 우리 가요 ‘너에게 난 나에게 넌’(자전거가 있는 풍경)이 공연장을 감동의 무대로 이끌었다. 마치 이 노래 가사처럼 어쩌면, 이들에게는 이날 공연이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푸르른 날의 기억’으로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을 듯싶었다.
 

▲ 캄보디아 교민청소년들이 지난 2월 1일 앙둥 국립안과병원을 방문, 공연수익금 4100불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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