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도 촛불집회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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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도 촛불집회 열리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6.12.0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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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주관으로 교민 20여명 모여···일부 보수성향 교민은 반발
▲ 지난 12월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시국선언 및 촛불집회 현장 모습.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지난 12월 6일 오후 2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촛불집회가 동남아 캄보디아에서도 열렸다. 프놈펜 한국국제학교 교정에서 열린 이날 집회는 제창근 한인회 총무이사가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촛불을 든 20여 명의 참석자들이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외쳤다. 

캄보디아 한인사회는 촛불집회를 연다는 소식에 집회 전날부터 찬반양론으로 갈려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대한민국의 헌정사에 유례없는 국정농단사태를 그냥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한인회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는 교민들이 있는가 하면, 한인회가 굳이 이런 문제에 나서 교민사회에 분란과 갈등을 일으킬 필요가 있냐고 따지는 보수층 교민들로 갈렸다. 일부 보수성향의 원로들은 촛불집회에 한인회 주관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문제조차 시비를 걸며 심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 김현식 재 캄보디아 한인회장.

예상치 못한 교민사회의 대립적 상황에 한인회 입장은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그러나 김현식 한인회장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여러 교민들의 중지를 모아 일부 보수층 인사들의 거듭된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당초 공지한 대로 박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및 촛불집회를 강행키로 결정했다. 

대신 ‘한인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일부 반대 교민들을 의식한 듯 현수막에는 ‘재 캄보디아 한인회’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 한인회 측 관계자도 이날 한인사회가 자발적으로 여는 행사라는 점을 굳이 강조하려 애쓰는 분위기였다. 이를 두고 한 참석자는 “조금은 씁쓸하고 다소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본 행사를 주관한 김현식 한인회장의 촛불집회에 관한 생각과 의지만큼은 무척이나 확고해보였다.

김 회장은 “고국 대한민국 국민들의 촛불민심이 진정 바라는 것은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이다. 일부 교민들이 전국각지에서 232만 명이 모여든 지난 6차 촛불집회를 단순히 보수, 진보간 이념적 갈등의 문제로 해석하고 심지어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이해하는데, 이건 매우 잘못된 관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 전 세계 720만 동포들을 포함해 지금 우리 오천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은 오로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며, 주권이 우리 국민들에게 있음을 국정을 농단한 무소불위 권력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항변의 표시다”라고 강조했다.

▲ 캄보디아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교민들.

본 집회를 반대하는 교민들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보수성향을 가진 일부 교민 원로들 역시 고국을 매우 사랑하는 분들이다. 왜 그 분들이 반대의사를 표하는지 모르는 바 아니며, 교민사회의 분열을 걱정하는 그 분들의 우국충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오늘 시국선언을 겸한 촛불집회를 연 것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데에 우리 동포사회가 함께 동참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며, 한인회장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역사적 소명을 다하는 길이라 감히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외동포신문 박정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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