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형극, 언어장벽 넘어 남아공에 감동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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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형극, 언어장벽 넘어 남아공에 감동 선사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09.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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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힐트 아트 페스티벌 ‘달래 이야기’에 감동의 물결
▲ 남아공 힐튼 아트페스티벌에서 공연된 인형극 '달래 이야기' (사진 주 남아공대사관)

천정의 스폿 조명은 사람만큼 섬세한 인형 ‘달래’를 비추고, 배경으로 전쟁 전 달래의 행복했던 이야기를 담은 삽화가 나온다. 이윽고 페이드아웃 되면서 연극이 끝났다. 

공연 내내 숨소리마저 죽이고 있던 객석의 관객들이 하나둘 일어나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냈다. 환호성도 터져 나왔지만, 공연장 밖에까지 눈물을 멈추지 못한 관객들도 많이 보였다. 9월 17일, 18일 양일간 3회에 걸쳐 남아공 힐튼 아트페스티벌에서 공연된 예술무대 산(대표 조연산)의 ‘달래 이야기’의 공연 모습이다. 

‘달래 이야기’는 엄마, 아빠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던 달래에게 닥친 한국전쟁을 다양한 크기의 인형과 연극으로 동화와 같은 판타지로 보여준 작품이다. 2009년 스페인 티티리자이 세계인형극제 최우수작품상 수상에 이어, 2012년 세계인형극페스티벌 최고작품상 등의 수상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아프리카 지역 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을 관람한 남아공 예술 평론가 터너(Gisele Turner)씨는 “남아공 관객들에게 한국의 역사뿐 아니라 한국 전통음악, 몸짓, 예술적 전문성까지도 모두 보여준 작품”이라며 “눈물을 아직 닦아내지 못했거나, 감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관객들로부터 아주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온라인 매체를 통해 평했다. 

▲ '달래 이야기'의 한 장면

한국에서 원어민 영어교사로 6년간 지냈다는 호제스(Sally Hodges)씨는 무대 배경이나 분위기가 한국적인 색채를 머금고 있어 한국화가 연상되었다고 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학생들에게 연극을 가르치고 있다는 윌리스(Robin Willis)씨는 제자 20여 명과 단체로 5시간을 달려와 달래 이야기를 관람했다. 극의 배경 설명이 없어 어린 학생들이 한국전쟁이나 한국적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 대해 윌리스 씨는 “평화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도 공감할 수 있었고, 학생들 모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문화관광부(장관 조윤선)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가 재외 한국문화원과 협력하여 한국의 우수한 공연 및 전시를 해외에 소개하는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아프리카에서는 처음으로 남아공에서 이뤄졌다. 

남아공은 아직 한국문화원이 없지만 주 남아공대사관(대사 최연호)이 문화교류 차원에서 이스마일 마호메드(전 National Arts Festival 축제감독), 조드와 송웨(현 Market Theater 프로듀서) 등 다양한 문화계 인사들의 조언과 협력을 얻어 성사시켰다. 힐튼 아트 페스티벌은 남아공 콰줄루나탈 주 최대 예술 축제로 9월 중순 경 남아공 최고 명문학교중 하나인 힐튼 칼리지(Hilton College)에서 3일간 개최되는 행사다. 

남아공대사관 문화교류 담당자는 “올해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의 성공적인 남아공 데뷔를 계기로 보다 다양한 우수 예술 작품들이 남아공과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남아공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예술가들과 문화예술 축제들이 있다. 문화예술 인프라 면에서나 아프리카 전체에 대한 정치·경제적인 면에서도 영향력이 큰 남아공에 아직 한국문화원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보다 적극적인 한-남아공 간 문화교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힐튼 아트 페스티벌을 찾은 남아공 예술계 인사들은 남아공 내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인지도 확산과 교류 확대를 위해 향후에는 공연예술뿐만 아니라 미술, 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민·관간 교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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