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유할 것인가, 통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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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유할 것인가, 통제할 것인가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08.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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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 소주 인산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크라우드 서버와 콘텐츠 소유

크라우드(CLOUD). 말 그대로 하늘에 떠있는 구름에 서버를 달아놓고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저장해놓고 어디에서나 내가 원하는 것을 내려 볼 수 있는 세상. 인간이 진정 원하는 건 공유경제도 무소유도 아닌 내가 필요할 때 소유하는 세상. 우리 일상을 뒤덮은 카톡, 문자, 이메일, 콘텐츠는 엄밀히는 우리의 소유가 아니다.

기업은 그들이 사용하는 엄청난 데이터를 남의 소유의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심지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조차 빌려 쓴다. 기업의 전산자원의 무소유는 확대되고 있다. 기업은 이제 아웃소싱을 넘어 눈에  보이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있다. 비용이 발생하고 감가가 상각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비단 기업뿐일까? 젊은 학생들 생각을 보면 “애인 있으면 피곤해요. 그렇다고 없으면 허전한데 애인은 그저 딱 필요할 때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깜짝 놀랄 일이다. 대다수 사람들의 재산목록 1,2호인 주택과 자동차를 보아도 같은 맥락의 흐름이 감지된다.

필요할 때 소유하고 싶다

데이터를 구름 위로 올리고, 전산기를 사지도 않고, 주택과 자동차를 재산목록으로 여기지 않으며, 그렇게 소유를 절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고 그들이 바라는 것이 심오한 ‘무소유’의 경지는 아니다. 그렇다면 ‘공유’인가? 그것도 아니다. 공유경제가 비용의 부담을 줄이는 경제적 행위와, 더불어 사는 개념 있는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행위를 포괄한다는 의미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공유 자체가 인간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만족시켜 주지는 않는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필요할 때 소유하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필요할 때만 소유하는 것이며, 바로 그 때에만 소유하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를 통제라 부른다. 통제는 소유권을 내려놓고 접근권을 확보한다. 소유하지 않더라도 필요시에 언제든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다면 통제하는 것이다. 비용 있는 소유냐 개념 있는 통제냐, 이런 선택의 상황이라면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소유하지 말고 통제하라. 초 연결시대에서 소유하여 연결 대상이 되지 말고, 연결하는 통제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페이스북 얘기가 지겹다면, 얼마 전 포천지가 발표한 세계 유니콘 기업의 랭킹을 보면, 유니콘 기업은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을 부르는 명칭이다, 최상위 랭킹에 위치한 우버, 샤오미, 에어비엔비, 스냅챗, 플립카트···, 모두 소유하지 않고 통제하고 있다. 대세이자 추세인 플랫폼과 공유를 곱씹어 보면 그들의 실체는 연결이고, 실력은 매개이며, 실권은 통제에 있다.

소유는 책임을, 통제는 권력을

여기서 한 가지 더 비용과 개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소유는 책임을 수반한다. 그리고 통제는 권력을 상징한다. 소유가 아닌 통제는 결국 책임을 수반하지 않는 권력이다. ‘책임 없는 권력’이라. 이 얼마나 어불성설이면서 기막히게 멋진 문구인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의 기분을 나타낼 때 구름 위를 걷는다고 한다.

단테의 신곡에서는 천국의 단계 중에서 9번째가 가장 신의 권좌에 가깝다고 하고, 또 실제 9번으로 분류된 적립운이 가장 높이 올라간다고 한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구름, 일명 ‘크라우드 나인(cloud 9)’. 연결, 그리고 매개로 통제하며 걷는 구름일 것이다. 최근에 점점 난해한 IT용어들이 새로 탄생하는데 이해와 실제 응용에서 어려움이 많으나 이를 극복해 나가고 적응해 가야만 가상현실 세계를 초월하는 새로운 세상에 눈이 떠질 것이다.  

최근에 들은 소식으로 지구 상에 화성 세계와 똑 같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군의 인간들을 화성 생활에 적응토록 하는 훈련을 장기간 시행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인간의 끝모르는 탐구 본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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