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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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날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07.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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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표준 시나리오

중국이 2010년에 경제규모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세계 2위로 등극한 후 2013년 추정에 의하면 경제성장률이 2020년까지 낙관적일 때 8%로 가정하고 미국 경제성장률이 낙관적일 때 2.5%로 가정하면 중국이 2020년이면 추월한다고 그 당시 예측했다.

만일 표준 시나리오(중국 성장률 7%,미국 성장률 2%)대로일 경우에는 2024년이면 추월하게 된다고 봤다. 그러나 현재 중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6.5% 선에서 움직이면 경제규모 면에서는 2030년에나 미국을 추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리더가 되는 날은 언제, 어떤 형태로 현실화 할까? 올림픽을 생각해보자. 수영4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훌륭한 성과지만 종합우승을 예약하는 것은 아니듯이 경제규모가 세계 1위가 된다고 해도 세계의 리더로 승격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미국 자리를 꿰차려면 두 종목에서 금메달을 추가해야한다.

 

필수적인 두 개의 금메달

첫째 종목은 군사력 경쟁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기체계가 현대화됐고 유인우주선 기술,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첨단 무기도 갖추고 있지만 현대전의 핵심인 해군력과 원거리 정밀타격 능력에서 미국에 처진다. 중국은 이제야 두 번째 항공모함을 건조하며 해양대군의 첫걸음을 디딘 상태다. 중국 군사력이 당장 미국을 앞지르는 것은 쉽지 않다. 군사 신기술 개발의 토양을 보면 미국이 우월하기 때문이다.

국가 주도의 군사 기술 개발 체계를 운용하는 중국보다 개인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기 쉬운 이유도 있다. 청일전쟁, 명랑해전에서 봤듯이 전쟁의 승패는 무기 숫자보다 무기체계의 우수성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나 6·25전쟁에서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미군이 밀렸듯이 중국이 물량공세로 나오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미국이 일본의 재무장을 용인하고 인도와의 군사협력에 무게를 싣는 이유다.

둘째 종목은 가치 경쟁이다. 중국식 사회주의, 국제 평화, 약자보호, 정책 신뢰도에서 미국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세계를 이끌며 ‘정직한 중개자’ ‘권위 있는 세계경찰’의 역할을 한다.

재작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작년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각국 정상을 접견하는 장면을 CCTV가 방영하는 것을 보면서 중국 고대 번성기의 만방래조(万邦来朝) 같은, 중국이 황제국과 속방왕국 간의 주종관계에 대한 향수를 은연중 드러내는 한, 끝 모를 머나먼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한국을 압박하고, 작은 섬 영유권을 놓고 동남아를 힘으로 누르는 모습을 세계인들이 어떤 속내로 바라보는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의 자기위치 확인

한국이 동북아 세력 판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세계10위 경제대국, 세계 8위 군사대국의 미망에서 깨어나야 한다. 세계 1·2·3·4위에 둘러싸인 초라한 모습을 자각하고 겸손해지는 데서부터 새로운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서 한국사회 내부를 결속하고 힘을 키워야 할 때다. 중국이 충분히 힘을 기를 때까지 도광양회(韜光养晦)로 몸을 낮췄던 걸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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