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정부 실종 ‘5.18 행사’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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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서 정부 실종 ‘5.18 행사’ 원성
  • 이석재 재외기자
  • 승인 2015.05.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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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브라질 한인동포 나라사랑' 주최로 상파울루의 한 한식당에서 '5.18 민주 항쟁 기념식'이 열렸다.(사진=이석재 재외기자)

총영사관, 한인회 모두 불참…한식당서 조촐하게 치러져
한인회장 ‘한달 전 예약했어야’ 텅빈 한인회관 대관 거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재외공관과 한인회가 불참한 가운데 5.18 행사가 치러져 참석 동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한인회장은 한달 전에 예약했어야 했다며 한인회관 대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행사 당일 한인회관에는 아무런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5.18 민주화운동 35주년을 맞이해 전 세계 27개 도시에서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그 뜻을 기리는 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재외공관과 한인회가 모두 불참해 정부 기념일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시민모임 ‘브라질 한인동포 나라사랑’은 행사에 앞서 한인회 측에 강당 대관을 요청했지만 한인회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헌화 후 묵념 중인 참석자

  기념식을 준비한 박석렬 준비위원장은 “한인회에 강당 대관을 요청했지만 한인회장이 한 달 전에 미리 신청해야한다며 대관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가 열린 날, 한인회관에서는 아무런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텅 비어 있는 강당의 대관을 거절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인회장의 처신을 문제삼았다. 그는 “국가 기념일인데 한인회는 기념식 계획이 없는지 묻자 ‘(계획이)없다. (박 위원장이 준비한) 행사에 참석할 뜻도 없다’고 밝혀와 섭섭함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또한 상파울루총영사관은 사전에 초청을 받고도, 단 한명의 공관 관계자조차 이날 행사에 보내지 않아 참석한 동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는 다른 재외동포사회와 크게 비교되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주미한국대사가, 뉴욕한인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손세주 뉴욕한국총영사가, 밴쿠버한인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각각 참석한 바 있다.

▲ 기념식이 끝난 후 기념 촬영 중인 참석자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성곤 국회의원은 지난달 22일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질의시간에 ‘해외동포들이 현지에서 5.18기념식을 개최할 때, 동포영사가 참여할 필요가 있다. 공관에서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격려사를 대독한 교민일간지 좋은아침의 고대웅 발행인은 “내년에는 총영사관과 한인회 등이 참여해 교민사회 모두가 함께하는 기념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박석렬 준비위원장을 비롯한 ‘브라질 한인동포 나라사랑’ 회원 20여 명은 18일 상파울루의 한 한식당에서 ‘5.18 민주항쟁 기념식’을 조촐하게 거행했다. 이날 기념식은 국민의례, 5.18 민주항쟁 소개, 추모묵념, 5.18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사는 석갑수 한인족구협회장이 낭독했고 고대웅 좋은아침 발행인은 한명숙 전 총리의 격려사를 대독했다.

  박석렬 준비위원장은 “군부 독재정권에 항거하다 무장 군인들에게 무참히 학살당한 시민과 학생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기 위해 오늘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브라질 동포들이 그들의 항거정신의 본질을 이해하고 교훈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브라질)=이석재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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