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한국 싫어해도 한국 사람에게는 호의적 시각”-<日국립정보학硏>
상태바
“일본인, 한국 싫어해도 한국 사람에게는 호의적 시각”-<日국립정보학硏>
  • 허겸 기자
  • 승인 2015.01.21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외국인을 바라보는 일본인의 의식 변화에 관한 그래프(도표:国立情報学研究所)

 韓中美日 참여 논문, 외국·외국인 구분 짓는 ‘일본인의 시각 변화’ 주목
 잇단 ‘혐한시위’로 공식외교 주춤 불구, K팝 등 민간외교는 ‘효자 노릇’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재일 동포사회 민간 차원 역량 결집에 박차

  일본인들은 한국이라는 국가는 싫어해도 한국인에게는 호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본지가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国立情報学研究所)에 요청, 입수한 논문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다소 강했지만, 한국인 개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고바야시 테츠로 교수(사진=일본 국정연)
  논문의 주요 저자인 고바야시 테츠로(小林 哲郎) 준교수(사회심리학) 등 연구팀이 한국과 한국사람, 한국인 이주 근로자 등 3개 문항으로 나누어 분석한 이번 논문에서 일본인들은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34%, 부정적 시각은 40%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인 이주 근로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인식이 24%로 부정적 인식(34%)을 밑돌았다.

  그러나 한국인 개인에 대한 이미지는 절반에 육박하는 48%가 긍정적이라고 답해 부정적이라는 응답(12%)을 4배 가량 웃돌았다.

  중국에 대한 인상도 분석됐다. 중국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답변은 무려 72%가 나왔다. 반면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중국인 이주 근로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14%에 그쳐 부정적이라는 대답(55%)보다 낮게 나왔다. 그러나 중국 사람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인 시각'이 44%로 '부정적인 시각(14%)'을 능가했다.

  두 국가 모두 사람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시각이 40%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혐한 시위’를 비롯해 일본 내 일고 있는 반한 기류가 국가적 차원의 반감이며, K팝 등 민간외교는 한국인에 대한 호감을 유지하면서 국가적 반감을 상쇄했을 개연성을 시사한다.

  이번 논문에는 연구진이 전문 리서치 기관 크로스마케팅에 의뢰해 지난 2011년 3월23일부터 25일까지 20세부터 75세에 이르는 일본인 4073명을 상대로 온라인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됐다. 크로스마케팅은 일본 내 주요 포탈과 온라인상거래 사이트에 160만 명의 온라인 수신동의패널을 보유한 업체이다.

  연구진은 동일본대지진이 논문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쿠시마현(福島縣) 등 7개 지역의 응답자를 제외하고 총 3480개의 답변을 추려내 연구에 반영했다.

  논문은 일본 내 반(反)이민정서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분석하는 데에서 비롯됐다. 공동저자들은 ‘이민자들이 일본 경제와 문화에 위협을 주는가’ 라는 문항을 비롯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실제로 문화적인 위협감과 일자리를 빼앗겼는지 조사했다.

  국가와 개인을 구분 짓는 경향처럼 응답자들은 ‘화이트칼라 이주자’와 ‘블루칼라 이주자’에 관해서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인구 노령화와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외국인 고급 근로자에게 이민 문호를 확대해야 한다는 사회 일각의 분위기와 맞물린다. (본지 지난해 12월31일자 [“日, 그린카드 도입으로 고용 활성화”] 보도 참조)

  논문은 또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약할 때 재일동포들의 귀화율(일본 국적 취득율)이 낮아진다는 통계도 연구 분석에 활용했다. 논문이 인용한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과 중국인의 귀화율은 지난 2009년 이후 동반 감소하는 추세이다.

  고바야시 교수는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이 외국인 근로자의 개인별, 직종별, 출신 국가별로 차이가 있음을 분석한 첫 번째 연구로 생각된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스탠포드대와 서울대 연구진이 공동저자로 참여했고,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웡모씨와 한국인 직장인 김모씨가 표본 조사에 함께했다.

▲ 지난 14일 동경게이오플라자호텔서 열린 재일본한국인연합회 신년식(사진=연합회 제공)

  한편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해 재일 동포사회는 민간 차원의 역량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일본한국인연합회와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등 동포단체들은 한일의 가교이자 풀뿌리 교류를 책임질 재일동포들의 역활론을 강조하면서 한일 교류의 광장을 넓히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포단체들은 또 차세대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동포 자녀들의 대대적인 고국 연수방안을 모색하거나 일본 각지에서 민족 재생사업, 한일 우호촉진 사업 등 다채로운 신년 계획을 수립, 실천하고 있다.

  이옥순 재일한국인연합회장은 지난 14일 동경게이오플라자호텔서 열린 신년회에서 “지금 한일관계는 여전히 어려운 환경에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반드시 함께 가야할 이웃”이라며 “한인회는 (정부 차원의)막힌 물꼬를 트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면서 다양한 한일 교류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단은 조선통신사를 한일 우호의 이상형으로 현창하고 유네스코 기억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0~50대를 주축으로 워크숍을 개최해 재일 동포사회 통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공태 민단중앙본부 단장은 “한일은 국교정상화로부터 지금까지 실로 많은 공유재산을 축적해 왔기 때문에 역사인식의 갈등이 ‘50년의 토대’를 뒤흔들고 불행한 역사를 재생산시키는 듯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반세기의 성과를 더욱 성숙시키고 쟁점을 좁히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울=허겸 기자 khur@dongponews.net
                      kyoumhur@gmail.com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