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한-캐 관계에 있어 역사적인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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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한-캐 관계에 있어 역사적인 한 해"
  • 신지연 재외기자
  • 승인 2014.12.18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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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캐나다 대사관 조희용 대사

지난 3일 오전 하얗게 눈이 내려 또 다른 세상인듯 아름다운 오타와 중심가를 지나 12월을 맞아 2014년을 분주하게 마무리하고 있을 조희용 대사와 특별 인터뷰를 위해 주캐나다 대사관을 방문했다.

2014년은 한국과 캐나다의 전략적 동반자관계가 출범한 첫 해이기도 하다. 교류 협력을 통한 외교적 성과를 위해 누구보다 바쁘게 뛰었을 조 대사와 한 해를 돌아보며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조희용 대사

┃ 2014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주캐나다 대사로서 올 한해를 되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2014년은 한-캐 관계에 있어서 2013년에 이어 역사적인 한해로 기록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작년 2013년은 한-캐 수교 50주년, 한국전 정전 60주년으로 캐나다에서 ‘한국의 해’, 한국에서 ‘캐나다의 해’로 선포되었으며, 캐나다 정부는 또한 ‘한국 참전용사의 해’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금년 2014년은 1963년 수교 이래 처음으로 한해 안에 양국 정상이 서로 공식 방문한 해입니다. 한-캐 FTA가 서명되고 양국 간 소위 ‘전략적 동반자관계(Strategic Partnership)’가 출범한 첫해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이어 이러한 역사적인 해에 캐나다 대사로서 소임을 수행하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한국 국가원수로서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캐나다를 국빈방문하심으로써 양국관계 발전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금년도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 결과, 양국 정상 간 3월 공동성명(Joint Statement), 9월 공동선언(Joint Declaration)이라는 앞으로의 양국관계 발전방향을 규정하는 2건의 역사적 외교 문서가 채택된 것이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외교적 성과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개인적으로도 좋은 추억이 있으시다면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에도 작년에 이어 지방순회 캐라반 행사를 3번에 걸쳐 실시하였습니다. 7월 초 뉴펀들랜드, 10월 중순 매니토바, 11월 중순 퀘벡시티, 토론토, 워털루를 다녀왔는데 어디를 가든 캐나다 국민들이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한국과의 관계 발전에 대해 강한 희망을 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만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가는 곳마다 한국전 참전용사와의 회동은 항상 의미 있고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한-캐 양국관계가 캐나다 선교사에 이어 한국전 참전용사를 통한 인적교류를 바탕으로 진정한 친구의 관계로 발전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퀘벡시티에서의 캐나다 22연대(Van Doos) 전쟁박물관에서 한국전 전시관 또한 저한테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위니펙에서는 캐나다 인권박물관을 방문하는 계기에 ‘침묵을 깨고(Breaking the Silence)’라는 주제의 전시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료 전시를 보고 캐나다 국민이 우리 국민과 함께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전시 여성 인권에 관해서 똑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토론토에서는 최선수 장로님을 비롯한 뜻있는 분들이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까지의 182명의 캐나다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캐나다 선교사 전시관을 방문하여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지난 100여 년간 뿌리 깊은 한-캐 관계의 출발점이었던 캐나다 선교사분들의 한국에서의 노고와 업적을 기리는 이 전시관을 많은 분들이 방문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해 한-캐 '수교 50주년' 및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이했고, 이제는 한국과 캐나다가 더욱더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가 보다 나은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FTA도 타결됐습니다. 이러한 중요한 시간에 주캐나다 대사로 근무하며 느낀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이며, 반면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외교관의 보람이자 특권은 주재국 내에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며 또한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5년 이래 한-캐 간 최대 현안이었던 FTA가 캐나다 재직 중에 타결되어 조만간 발효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3월 서울에서의 한-캐 정상회담 시 FTA 협상 완료 선언,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캐나다 국빈방문 시 FTA 공식 서명의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을 개인적으로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1993년 양국 간 비자면제 협정이 양국 관계의 양적, 질적 변화를 가져왔듯이 한-캐 FTA는 앞으로 경제, 통상 분야뿐만 아니라 양국 간 전면적인 협력관계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양국 국민에게 상호이익과 번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 2012년 7월 부임 이래 양국관계 업무에 직접 참여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 점은, 각 분야에서의 실질적 인적교류확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는 우리의 4대 재외동포 거주국이자 3대 유학 대상국, 2대 이민 대상국으로 양국 간 인적교류 또한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만 양국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 간 교류뿐 아니라 국가지도자, 주요 정책 결정자, 비즈니스 리더, 오피니언 리더, 지식인 등의 인적교류를 좀 더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회 교류뿐 아니라 과학기술, 문화, 예술, 학계, 언론 등 분야별 인적교류 확대를 위해서 노력해 나가고자 합니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공적으로 치러진 큰 행사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한-캐 수교 50주년' 및 ‘한국전 정전 60주년’에 그치지 않고 올해도 꾸준히 이어지는 문화행사 및 보훈행사들도 있습니다. 연속성을 가지고 행사들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앞으로 새롭게 진행할 행사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해외 공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한국 바로 알리기’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캐 관계는 캐나다 선교사부터 시작하면 100여 년, 한국전부터 시작하면 60여 년이라는 긴 교류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만 양국의 지리적 위치, 문화·역사적 배경, 대외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양국 국민 간 객관적 상호이해를 더욱더 증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바로 알리기, 캐나다 제대로 배우기를 기본 업무로 수행하면서 이를 서로 상호보완해가고 궁극적으로 양국 간 공동이익을 위한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다양한 공공외교 및 문 화행사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영원한 한국 지지자인 한국전 참전용사에 대한 보훈행사는 우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면서 캐나다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가 진정한 친구임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풀뿌리 외교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외교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자산은 캐나다 선교사, 한국전 참전용사, 영어교사 경험자, 한류 팬 등 다양한 계층의 인적 기반이 매우 튼튼하고 캐나다 전역에 넓게 퍼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과의 긴밀한 교류 및 네트워크 구성은 그간 양국관계의 확대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 인적 자산이 될 것입니다.

대사관은 앞으로 양국이 FTA 발효를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출범한 만큼 주재국 각계각층, 중앙·지방, 청장년 등 다양한 대상으로 맞춤형 공공외교를 통해서, 한국에 대한 객관적이며 균형 잡힌 이해제고 및 한-캐 관계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토록 친한 분위기 조성 및 확산을 위해 계속 힘써 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150년 역사를 가진 캐나다와 5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간 역사적 배경이 상이함을 고려하여, 현재의 한국뿐만 아니라 과거 긴 역사 속에서의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등도 검토해 나가고자 합니다.

┃ 최근에는 몬트리올 외교협회의 초청으로 강연하셨고, 또한 칼튼대학 국제관계 대학원 NPSIA와 공동으로 '한국전 및 한반도 통일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그 외에도 한국대사관 방문을 통해 참가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장차 한-캐 양국 간 교류협력의 교량 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당부하는 공공외교 활동과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 시간을 자주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사님께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시간을 갖는 특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누구나 동의하듯이 세상을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국제사회나 이웃 나라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는 매우 중요합니다. 한-캐 관계에 있어서 캐나다 젊은이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제고시키는 일은 이들이 앞으로 양국 간 교류협력의 교량역할을 해 줄 미래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뜻깊은 활동이라 하겠습니다. 한-캐 관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캐나다 청소년 및 대학생들과 자주 교류하고 소통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서적 교감을 나눌 자연스러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공공외교 활동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현지 학교 방문 프로그램, 로터리 클럽 강연, 대학 강연, e-reporter를 통한 한-캐 블로그 운영 등 그간 수행해 온 다양한 활동을 계속 해 나갈 것입니다.

┃ 한-캐 간 인적교류에 대해서 최근 유학생 및 이민 확대 추세가 다소 정체되어 있다는 일부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사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아시다시피 지난 60여 년간 한-캐 관계는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었습니다. 인적교류에 관한 한 1993년 한-캐 비자면제협정, 1997년 IMF 경제위기 등 주요 계기를 배경으로 양국 간 인적교류는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우선 한인이민 추세를 살펴보면 현재 캐나다 내 전체 한인동포 규모는 21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중 반 이상이 97년 이후에 오신 분들입니다. 특히, 97년 이후에 한국 이민자가 매년 4천명 수준을 넘어서면서 2001년에 이르러서는 거의 1만명 수준에 이르렀으나 이후 매년 6~7천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0년 전후 최근 4~5년에는 매년 4천5백~5천명의 이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또 하나의 특징은 우리 이민자분들이 과거처럼 토론토, 밴쿠버 등 대도시 중심이 아니라 캐나다 주정부 지명이민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10개 주 전역에 걸쳐 정착하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앞으로의 우리 한국인의 캐나다 이민추세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으나 캐나다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매년 25만명 이상의 이민자를 계속 받아들일 것이며, 캐나다는 여전히 한국 국민의 이민 선호국 중 제2위의 대상국이기 때문에 한인의 이민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조만간 발효될 FTA, 전략적 동반자 관계 출범 계기로 양국 간 전면적 교류협력 관계가 확대 발전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인적교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사관은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개정 등 양국 간 교류협력 및 인적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물론 한국의 경제수준 향상과 캐나다 이민정책의 지속적 변화 등으로 한인의 캐나다 이민 신청이 감소하고 있으며, 역이민 현상이 지속되는 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인 동포 여러분들께는 일정한 조정기를 거치는 이러한 과정에서, 캐나다의 이민 정책 추이와 캐나다 사회 변화, 아울러 한국 국민의 해외 이민 및 유학생 동향, 한-캐 관계 전반을 고려하면서, 현지에서 중장기적으로 지혜롭게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대사관과 3개 총영사관은 한인 동포분들의 이러한 노력에 계속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주캐나다 대사로서 내년에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는 일이 있으시다면 무엇입니까?

그간 대사로서 2년여 근무해왔습니다만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출범한 만큼 무역·투자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원, 과학기술, 북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 및 양국 모두 중견국으로서 글로벌이슈에 대한 공동대응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의 협력 강화 등 앞으로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작년 9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공동선언에 따라 양국 간 각 분야에서의 제도적 협력의 틀을 국제추세에 맞추어 개정하거나 확대해 나가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협력 협정의 조기 체결, 양국 청년 간 교류확대를 위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협정 개정 등 각 분야의 협정과 양해각서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캐나다 정부 및 각계의 협력과 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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