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to great,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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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to great,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 홍미은 기자
  • 승인 2014.10.2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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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점령한 CEO SUITE 김은미 대표

▲CEO SUITE 김은미 대표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한국 등 아시아 7개국에 지점을 두고 다국적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오피스 서비스 회사 CEO SUITE. 비자카드, 골드만삭스, 롤스로이스, 야후, 나이키, 프라다, 워너브라더스 같은 대기업이 선호하는 이곳의 최고 경영자는 한국인 김은미 씨다.

CEO SUITE는 최고 경영자들을 위한 최고급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오피스 서비스 회사로 1997년 인도네시아에 첫 지점을 냈다. 오피스 서비스는 외국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분야로, 국내는 비즈니스 센터로 알려졌다. 다른 나라에 진출할 기업을 대상으로 호텔식 사무실을 대여하고 회사 설립부터 비서, 통역, 회의실뿐 아니라 법률, 회계 서비스까지 지원하는 일을 한다.
 
입주 기업들은 모두 직접 준비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와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많은 돈과 직원을 쓰기 부담스러운 개인 창업자와 소규모 무역회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국이나 개발도상국은 언어장벽도 있고, 사무실과 인터넷 여건이 굉장히 취약하지만 도움을 주는 시설도 없으니 CEO SUITE의 비즈니스가 훨씬 더 많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사무실을 빌리는 것부터 사업자등록, 현지 언어가 가능한 인력고용과 법률문제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현지 사정을 모른 체 무작정 사업을 시작한다는 건 많은 위험이 따른다. 오피스서비스를 선택하면 원스톱으로 모든 것을 맡아서 도와주니 몸만 들어와서 사업을 시작하면 된다. 초기 투자 손실이 적다는 점에서 다국적기업이 오피스서비스업을 이용하고 있다.
 
CEO SUITE는 감정서비스로도 유명하다. 현지에 낯선 고객을 위해 공항 픽업부터 호텔예약, 해외상주 직원의 경우 자녀들의 학교 문제와 숙소문제까지 해결해준다. 사무실은 각 나라 도시의 중심가, 최고급 건물에 입주해 있다. 영상회의실과 편의시설, 사우나, 마사지 체어 등 오락시설도 갖추었다. 최근에는 사무실과 직원을 둘 여유가 없는 1인 창업자들의 비서업무를 대행해 주는 가상사무실 서비스도 도입했다.
 
CEO SUITE의 시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김은미 대표가 20대 때 2년간의 호주 유학생활을 끝낼 무렵, 한국 기업에 수십 장의 이력서를 보냈지만, 한군데서도 연락이 없었다. 호주의 문을 두드려 보기로 하고 100장의 이력서를 접수했지만 최종 합격한 곳은 단 두 곳. 하나는 H텔레콤이라는 대기업, 다른 하나는 오피스 서비스라는 낯선 중소기업이었다. 오피스서비스업에 지원 후, 인종차별도 겪고 영어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입사 6개월에 자원해 방콕 지점 지사장으로 나가게 됐다.
 
방콕지점은 세 번이나 지사장이 바뀔 정도로 골칫덩어리 지점이었지만, 어려운 환경에 뛰어들어 자신의 주도하에 성공을 이뤄내고 싶었던 김 대표의 노력 끝에 방콕 지사의 매출은 1년 만에 300% 증가했고, 최고 매니저 상도 받게 됐다. 영업 실적 1위를 기록하면서 방콕 2호점까지 열게 됐다. 회사에 입사한 지 1년 반 만에 지저분하던 숙소를 떠나 별 4개짜리 호텔급 숙소로 옮기고 지사장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대우를 누리게 된 것이다.
 
이후 인도네시아 지점도 성공적으로 열고 동남아시아 총괄 이사직을 겸하면서 결혼도 하고 안정적인 시기를 보내다가 일본기업 합작 프로젝트를 맡아 장소, 설립, 직원 채용 등 모든 오픈준비를 진두지휘했다. 오픈 준비를 다 마치고 나니 일본 지사장에 발령된 사람은 직급과 경력이 그녀보다 낮은 백인 여성이었다. 7년 반 동안 아시아 지점 10개 중 6개를 직접 지휘했고 회사에 큰 수익을 안겨주었는데 억울했다. 사장에게 이의를 제기하자 그만두라는 말이 돌아왔다.
 
백수가 된 김은미 대표는 여러 곳에 이력서를 보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고민 끝에 세상이 나를 고용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고용하겠다는 결론을 내고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 자금을 모으기 위해 은행에 갔지만 사업 경력이 없다고 돈을 안 빌려줬다. 결국, 호주에 조그맣게 사놨던 아파트를 팔고, 남편한테 있던 집도 은행에 넣었지만 오피스 서비스 사업은 초기 투자가 큰 사업이어서 자본이 부족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아버지 아파트까지 은행에 넣는 등 세 사람이 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 첫 지점을 설립했다.
 
열심히 일한 결과 기업 계약이 밀려들며 좋은 반응을 보였지만 개업 두 달 뒤 IMF가 터졌다고 한다. 당시 인도네시아 내부 상황은 정말 심각했다. 경제가 악화되자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약탈과 방화가 이어졌다. 최악의 경제난이었다. 은행 융자는 달러로 받았는데 인도네시아 환율이 당시 6, 7배로 떨어지고 주 고객사인 투자가들이 다 도망가고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었다.
 
도산 위기에서 김 대표는 임신까지 한 상태였다. 그때 그녀가 한 일은 책을 읽는 것이었다. 결국, 그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바로 이제까지 단순히 사무공간만 제공하는 임대식 서비스였다면 이제는 경영까지 서비스해주자는 것. 사무실은 그대로 놓고 직원만 철수한 채로 외국 본사에서 지시를 내려주면 직접 회계업무부터 모든 운영과 관리를 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다국적 기업 입장에서 하루아침에 철수할 수도 없었지만 자기들이 상주하기는 위험했기 때문에 그녀의 제안을 반겼다. 그때부터 현지직원들을 직접 관리하고 비즈니스를 철저히 분석하고 여러 사업체를 동시에 경영해 나갔다.
 
어느새 오피스 서비스업을 하는 기업은 그녀의 회사만 남게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고마움을 표시했다. 자기네 나라를 떠나려는 외국 기업들을 못 가게 붙들어 주었다는 이유에서다. 그 후 매스컴에도 등장하게 되면서 회사가 알려지게 됐다. 위기 상황에서 기회를 만들어 냈다. 투자금을 다 갚고 아버지 빚도 갚고 돈이 남아서 1년 반 만에 2호점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1, 2호점의 대성공을 발판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상하이점을 차례로 내며 지점을 늘려갔다.
 
▲ 아시아 태평양 주요도시에 위치한 CEO SUITE 센터
 
2011, 김은미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담아 대한민국이 답하지 않거든 세상이 답하게 하라를 출간하고 많은 젊은이와 기업인에게 조언하고 있다.
 
저로서는 그게 고국에 대한 봉사의 시간이죠. 왜냐하면 한국을 떠나서 살고 좌충우돌한 경험들을 우리 젊은 세대와 새로 창업하는 사람들, 해외 진출하거나 유학 간 사람들과 나눌 기회라고 생각하거든요. 해외 진출을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열성은 있는데 구체적으로 뭘 준비해야 할지, 어느 나라로 가야 되는지 잘 모르고, 힘든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커요. 그래서 감히 지르지 못하는 거죠. 근데 막상 해보면 사실 별거 아니에요. 저는 내가 할 수 있으니까 너희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대신 준비는 어떻게 어떤 것을 해야 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는 알고 가야 된다이런 식으로 돕는 거죠. 조금만 들어도 훨씬 더 힘이 생기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 기회가 있으면 이럴 때도 이야기하고, 대학 강의도 가고요.”
 
김은미 대표가 안타까운 것은 과정 없이 결과만 생각하고, 하루빨리 그녀처럼 되려고 하는 젊은이들이다.
 
제가 글로벌 성공시대에 소개되고부터 저처럼 되고 싶어 하는 너무나 많은 여성 멘티들을 만났어요. 전 세계에 한 천 명 정도가 있어요. 심지어는 부모님들까지 저에게 어떻게 하면 우리 딸이 그렇게 될 수 있느냐고 하시죠. 우리 회사에 인턴으로 취직한 사람도 있어요. 그렇지만 다 도중에 포기해요. 현재 두어 명 남았나? 왜냐하면 저는 15년 동안 한국 떠나서 지금이 결실이거든요. 이 결실을 얻기까지 너무나 많은 힘든 과정이 있었는데 그 노력과 시간, 인내 이런 것은 원하지 않는 거죠. 당장 어떻게 되길 바라요. 그래서 제가 책을 썼어요. 너무나 힘들었던 거, 좌충우돌 경험담을 책으로도 낸 거죠.”
 
김은미 대표는 7개국에서 사업을 해왔지만,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사업하는 후배들에게 글로벌 경영에서의 좌충우돌 실수담과 직접 얻은 교훈, 이겨낸 방법 등을 나누는 일에 누구보다 열심이다. 그녀를 만난 중학생은 게임하다가 끊고, 미팅하고 놀던 대학생은 이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며 공부하고 책을 읽는다. 김은미 대표는 , 공부해야 되는구나라고 깨닫게 하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교훈인 셈이다. 김 대표에게 다음 계획에 관해 물었다.
 
한 번도 목표를 세워본 적이 없어요. 기회가 있으면 NO는 하지 않는 거죠. 목표는 이루어지면 끝이 나잖아요. 목표가 없어서 계속 가는 거죠. 우리 회사 비전이 ‘good to great’예요. 짐 콜린스가 쓴 책 제목이기도 한데,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그게 저희 비전이고, 제 개인적으로도 좋은 사람에서 위대한 사람이 되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날을 계획할 것도 없이 그냥 앞만 보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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