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한인청소년들, 이웃학우에게 장학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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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한인청소년들, 이웃학우에게 장학금 전달
  • 김응수
  • 승인 2013.02.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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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파크호텔, 한 걸음당 143원 후원… 5,895m 킬리만자로산 도전 성공

동포자녀들 “내년에도 계속 장학금 마련 활동을 하고 싶어요!”

한 달 수입이 고작 4,000실링(Kenya shilling, 50달러). 우리돈 5만원이 전부인 어려운 가정에서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고등학교에 합격했으나 진학을 포기해야만 하는 이웃 학우 10명에게 입학금과 1년 수업료 그리고 교복구입비로 사용할 수 있는 장학금(미화 250달러) 전달식이 지난 16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30여km 떨어진 리무르 지역에 있는 조그마한 초등학교(primary)에서 있었다.

▲ 동포자녀들과 케냐 청소년들이 다함께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이곳 리무르 지역은 대규모 녹차 밭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지역이나 모든 차 밭은 인도사람이나 유럽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고, 케냐인들은 찻잎을 따는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찻잎 1kg에 10실링(우리돈 140원) 받고 있는 실정. 그나마도 찻잎이 부드러운 우기(雨期)에나 일이 있기 때문에 자녀들을 고등학교(secondary)에 보낸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알게 된 우리 동포 자녀들은 몇개월 간의 준비와 계획을 세워 케냐 불우학우들을 도울 결심으로 새해 1월 아침에 사파리파크호텔과 주변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한 걸음당 143원의 모금운동을 전개해 5,895m의 킬리만자로산 정상도전에 성공, 마침내 20만 7,000실링의 후원금을 확보했다. 그래서 이날 우리돈 약 280만원의 후원금을 1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주게 됐다.

그 자랑스러운 킬리만자로의 주역들은 중학교 3학년(9학년) 김진홍, 고등학교 1학년(10학년) 이동곤, 고등학교 2학년(11학년) 서호진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12학년) 장현호 학생!

▲ 뒷줄 맨 왼쪽부터 이동곤, 김진홍, 장현호, 서호진 학생, 맨앞줄 파란 조끼를 입고 있는 학생이 늦깎이 학생 brian(18세).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는 교장, 교사, 재학생, 학부모 등 300여명이 참석해 장학금을 마련한 동포자녀들의 정성과 후원에 깊은 감사를 표시했고, 특히 남들보다 늦게 초등학교에 들어와 나이가 18세나 되는 Brian Wafula 학생은 부모님이 돈이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엄두도 못 냈는데 이제 갈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학교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자랑스러운 동포자녀들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킬리만자로 등반은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결국 성공해 모금한 돈으로 우리보다 가난한 학우들에게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게 돼 무척 기쁘고 보람된다면서, 내년에도 계속해서 장학금을 마련하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분명히 이들 어린 청소년들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줄 아는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의 아들들이었으며, 케냐의 아이들 마음속 깊은 곳에 대한민국의 ‘정(情)’을 심은 훌륭한 국민이었다.

[케냐=김응수 나이로비 세종학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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