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비겼어도, 응원은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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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비겼어도, 응원은 압도했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09.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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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쿠웨이트전 한인 응원단 ‘눈길’


지난 9월 6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전에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에 모인 쿠웨이트한인들이 눈길을 끌었다.

Friendship and Peace Stadium(Kazma)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아쉽게도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우리 선수들은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으며 공세를 펼쳤으나 레바논과의 경기 직후의 체력부담과 높은 기온이 부담된 듯 결국 후반전에 한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편,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인들은 경기 내용과 상관없이 12번째 선수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응원을 펼쳐 현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인회의 주도 아래 조직된 한인 응원단은 경기 당일 무려 994명에 달했으며 시종일관 북소리에 맞춘 흐트러짐 없는 응원구호와 아리랑의 선율로서 쿠웨이트 응원단을 압도했다.

특히 후반전 선수들이 안타깝게 한 골을 허용했을 때에도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며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충섭 한인회 홍보이사는 “30년 이상 거주해 온 교민들에게도 어려운 40도 이상의 고온에서 1 대 1이라는 점수를 얻은 것은 우리 선수들이 크게 선전했다는 뜻”이라며 “우리 선수들의 경기 실력도 뛰어났지만, 우리 한인들의 응원도 쿠웨이트를 크게 제압했다”고 응원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응원전에는 현지에 파견돼 있는 현대건설 부비안 항만 공사 현장 인부들이 약 170km에 달하는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한 달음에 달려왔는가 하면, 이락 국경부근의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한인들도 찾아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충섭 이사는 “쿠웨이트 한인이 이렇게 높은 비율로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한다”며 “한인회는 물론 쿠웨이트에 진출한 각종 건설사들의 근로자들이 자체 제작한 필승 기원 현수막을 내걸어 장관을 이뤘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임 이사는 이어 “이번 응원전으로 한인들이 이곳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수준 높은 응원문화를 크게 각인시켰다고 자부한다”며 “경기 종료 후 각자의 자리에서 쓰레기를 주워 돌아가는 한인들의 모습은 현지인들에게 높은 문화의식과 신사적인 행동으로 깊이 각인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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